지난해 중국 내 결혼 신고 건수가 763만6000건으로, 공식적으로 통계를 집계한 1986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중국 매체 제일재경이 민정부(행정안전부 격) 자료를 인용해 20일 보도했다. 결혼 신고 건수가 가장 많았던 2013년과 비교하면 새로 탄생한 부부가 8년 새 거의 절반으로 줄어든 것이다.
민정부에 따르면 2002년 786만건이던 중국 결혼 신고 건수는 매년 증가해 2013년 1323만6000건까지 치솟았다. 중국 경제가 급성장하는 가운데 베이비붐 세대의 결혼 적령기가 겹친 결과다. 하지만 이를 정점으로 매년 연평균 5%씩 감소세를 이어갔다. 특히 코로나가 확산한 2020년에는 전년보다 110만건 넘게 줄어든 814만3000건에 그쳤다. 지난해에는 여기서 다시 50만건이 줄어 700만건대로 쪼그라들었다.
가장 큰 원인은 결혼 적령 인구의 감소다. 중국은 1987년생(生)을 정점으로 출생자가 감소하는 추세다. 주링허우(90后·1990년 이후 출생자), 링링허우(00后·2000년 이후 출생자)가 결혼 적령기에 접어들면서 절대적인 결혼 건수가 줄었다는 것이다. 여기에 이들의 초혼(初婚) 나이가 늦어지면서 연간 결혼 건수가 빠르게 감소했다는 분석이다.
광둥성 인구발전연구원 둥위정(董玉整) 원장은 제일재경 인터뷰에서 “고등교육이 확대되면서 젊은층이 혼자 생활하고 일하는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며 “젊은이들이 대도시로 밀려들지만 생활비 부담, 취업과 업무 스트레스로 결혼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결혼 건수의 급감은 중국 인구구조와 경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1980년 ‘한 자녀 정책’을 시행했던 중국은 2015년 두 자녀, 지난해 세 자녀까지 허용하며 출산을 장려하고 있지만, 출생자는 2016년에만 전년 대비 반짝 늘었을 뿐 매년 감소하고 있다. 혼인 건수가 줄어드는 가운데, 첫 아이를 낳는 연령이 높아지면서 앞으로 태어날 아이는 더 줄어들 전망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2020년 204만명 증가했던 중국 인구는 지난해 48만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중국은 출생자가 사망자보다 적어 인구의 ‘자연 감소’가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