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중국 안후이성 황산시 툰시에서 열린 중러 외교장관 회담에 앞서 세르게이 라브로프(왼쪽) 러시아 외교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이 30일 중국 관광 도시인 안후이성 황산시 툰시에 도착했다. 베이징에서 1300㎞ 떨어진 인구 30만 도시를 찾은 공식 이유는 아프가니스탄 문제를 논의하는 7국 외교장관 회담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 외교 무대에서 고립된 러시아가 중국과의 협력을 모색하려는 것이 주요 목적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툰시에 도착해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회담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중·러 외교장관 간 대면 회담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라브로프 장관은 왕 부장에게 우크라이나와의 협상 상황을 설명하고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선 “높은 수준의 전략적 협력을 계속 강화하고 각 분야에서 협력을 심화하길 원한다”고 했다.

왕 부장은 우크라이나의 인도주의적 위기를 거론하고 “상황이 조속히 완화되길 지지한다”고 하면서도 이번 사태가 “유럽의 안보 모순이 오래 누적된 결과이자 냉전적 사고의 집단 대립이 만들어 낸 결과”라고 했다.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에 책임이 있다는 취지다. 왕 부장은 “중국과 러시아의 관계가 국제적 변화 속에 새로운 시험을 겪으면서도 올바른 방향을 유지하고 있다”며 ”양국 관계를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는 굳건하고, 각 분야 협력에 대한 믿음은 더 공고하다”고 했다. 중국은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주도하는 대(對)러시아 제재에 반대 입장을 밝혀왔다.

한편, 인도 언론 트러스트는 소식통을 인용해 라브로프 장관이 중국에 이어 인도도 방문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인도는 중국과 함께 이달 초 유엔총회에서 러시아군 철군 결의안에 기권표를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