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는 중국 상하이가 사실상 무기한 전면봉쇄에 돌입한 가운데, 상하이에 27년째 거주 중인 교민이 현지 상황을 전했다.
상하이에서 무역회사를 운영 중인 박상윤 대표는 지난 6일 CBS 라디오 ‘한판승부’를 통해 “누구도 열외 없이 모든 사람이 자기 집에서 바깥으로 외출을 못 하고 오직 방역 관련 분들과 차량들만 지금 길거리에 다닌다”며 “하늘에서 상하이를 내려다보면 아무도 안 다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격리 6일차에 접어 들었다는 박 대표는 “정부에서 며칠 간격으로 집집마다 먹을거리를 주기 때문에 그나마 버티고 있다”며 “아파트 단지별로 자원봉사자가 있다. 정부에서 식자재가 오면 그분들이 방역복을 입고 포장해서 집집마다 나눠주고 있다”고 했다.
음식은 격리 1일차와 이날, 총 두 번 지급 받았다고 한다. 지급받은 품목은 배추, 양배추, 무, 당근, 감자 2개 등으로 상하이 당국은 가공되지 않은 식재료를 각 가정으로 나눠주고 있다.
그는 “보통 한국 사람들은 김치나 이런 것들이 냉장고에 있는데 중국 사람들은 김치 문화가 없고 그날그날 요리해서 먹는다”며 “한국 사람들은 그래도 김치가 있으니까 오래 버티는데 중국분들은 며칠간 채소를 못 먹으면 어렵다”고 했다. 이어 “집안의 몇 명과 관계없이 한 집에 딱 그 분량을 준다. 식구가 많은 집은 한 2~3일, 2명인 집은 4~5일 먹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유일한 외출 기회는 PCR검사 때다. 의료진이 아파트로 직접 찾아와 동별로 PCR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박 대표는 “(PCR검사를) 1일차하고 4일차에 두 번 했는데 그때 잠깐 아파트 자기가 사는 동 아래로 내려가서 2m 간격으로 줄을 서서 잠깐 햇볕 쬐는 시간이 전부”라며 “의사가 와서 동마다 이동하면서 1동 끝나면 또 2동으로, 동별로 이동한다”고 했다.
상하이 주민들은 격리 상황을 유쾌하게 받아들이는 중이라고 한다.
박 대표는 “(PCR검사를 하러 나올 때) 크리스마스나 대학 축제 때 입는 이상하고 재미있는 기발한 복장을 입고 나온다. 공룡 복장이나 배트맨 복장, 결혼식하는 신부처럼 드레스를 입는다”고 했다. 이어 “상하이 사람들이 참 유쾌하다. PCR검사 시간을 미리 예고해 주니까 잠깐 나갈 때 재미있게 입고 나가는 것”이라며 “개방적이고 솔직하고 장점들이 많은 분들이다. 참 재미있다”고 했다.
또 “(격리 상황에 대해) 크게 불만을 표출하거나 이런 분들은 거의 없다”며 “당연히 정부가 요구하는 대로 따르고 있고 그리고 또 중국이 전 세계에서 방역을 제일 잘한다라는 국가에 대한 자부심도 굉장히 강하다. 그래서 아무런 불만이 없다. 이게 중국의 특색”이라고 했다.
격리가 길어질 경우 시위가 벌어질 가능성에 대해선 “중국에서는 불가능한 얘기”라며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없고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사람들이 즐기기 위해서 서로 소통하고 또 우리 집에 남는 먹을거리 있으면 또 자원봉사자 통해서 다른 집으로 건네주기도 한다”며 “심지어는 저희 이웃에 사는 아파트에서는 아침부터 소셜미디어로 약속해서 저녁 8시에 창문 다 열고 유럽 사람들이 했듯이 단체로 떼창 노래도 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중국 사람들도 ‘과연 (코로나를) 잡을 수 있을까’ 이렇게 회의적인 사람들이 많다. 그렇지만 우리 한국이나 외국처럼 위드 코로나로 가야 된다고 크게 주장하지는 않는다. 일단은 정부의 방침을 신뢰를 한다”며 “중국의 14억 인구의 1%만 감염돼도 1400만 명이고 0.1%가 감염되면 140만명이다. 그래서 함부로 위드 코로나 가기 어렵다는 걸 중국 사람들 동의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아울러 “중국 정부도 위드 코로나로 가기 위한 나름의 전략적 정책을 선택하리라 믿는다”며 “그러기 전에 일단 한번 가장 대표적인 메트로폴리스 상하이를 한번 청정지역으로 만들어 놓은 후에 그런 정책 단계들을 서서히 시작하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