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에서 이틀새 30명 가량의 코로나 신규 감염자가 확인되자 감염자가 많은 베이징시 차오양(朝陽)구가 345만명 전체 구민에 대해 25일부터 이틀 간격으로 3차례 코로나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차오양구는 한국 교민 다수를 비롯해 외국인들이 다수 거주하고 있으며 한국 대사관, 주요 기업 본사도 위치해 있다. 상하이처럼 도시가 봉쇄될지 모른다는 공포가 퍼지면서 일부 시민들은 24일 오후부터 대형할인점에 몰려가 식료품 사재기에 나섰다.
베이징 보건당국에 따르면 베이징에서는 23~24일 이틀간 32명의 코로나 감염자가 나왔다. 차오양구의 한 학교 학생들을 비롯해 이들의 가족 등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했고, 의료진, 배달원, 인테리어업자 등도 감염됐다. 오미크론 변이는 잠복기가 2~3일에 불과해 앞서 중국에서 유행했던 다른 코로나 바이러스보다 확산 속도가 빠르다. 차오양구 이외에도 순의, 팡산, 퉁저우 등 다른 구에서도 감염자가 나오면서 지금까지 베이징에서 봉쇄된 주택 단지, 건물이 30곳이 넘는다.
24일 오후 베이징시가 확진자가 많은 차오양구민 전체에 대한 코로나 검사 계획을 발표하자 베이징 슈퍼마켓과 대형할인점에는 식자재를 사려는 시민들이 몰려들었다. 저녁이 되자 일부 매장은 채소, 육류, 달걀 판매대가 텅 비었다. 일부 온라인 식품 배달 앱(휴대전화 응용프로그램)은 주문이 몰려 재고가 없다는 메시지가 뜨기도 했다.
시민이 이렇게 동요한 것은 ‘상하이 효과’ 때문이다. 인구 2500만인 상하이시는 지난달 28일 도시가 봉쇄돼 한달 째 상당수 주민이 집에 갇혀 있는 상태다. 봉쇄 발표 전날까지도 “봉쇄는 없다”는 시 당국의 발표를 믿었던 시민들은 갑작스런 봉쇄 결정에 식료품을 구하지 못해 발을 굴렀다.
베이징의 식료품 사재기에 대해 중국 인터넷에서는 “상하이 시민들은 봉쇄된 채 물건을 기다리고, 베이징 시민들은 물건을 사둔 채 봉쇄를 기다리고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또 일부 시민들은 봉쇄에 대비해 냉장고를 잘 채워넣는 법, 봉쇄 기간에 따라 필요한 물품의 양이 설명된 글과 그림을 지인들과 공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