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하이시가 코로나로 봉쇄된 지 한 달째인 28일 상하이 전역에서 ‘냄비 시위’가 벌어졌다고 홍콩 명보가 29일 보도했다. 주민들은 밥솥, 냄비, 대야 등을 두드리며 당국에 식료품을 공급해 달라고 요구했다. 장기 봉쇄에 따라 2500만 상하이 민심의 불만이 갈수록 높아지는 모습이다.
이날 오전 중국 소셜미디어에는 상하이 시민들에게 집단행동에 나서자는 내용의 포스터와 글이 유포됐다. ‘밥솥을 깨 물자를 요구하자’는 제목의 포스터에서는 “빨리 물자를 보내달라. 우리는 살고 싶다”는 내용과 함께 오후 7시 아파트 베란다에 나와 솥이나 대야를 치자는 내용이 담겼다. 시민들은 ‘항의’ ‘시위’ 등 키워드가 자동으로 검색, 삭제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음악회를 열자”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상하이 주민 상당수는 외출할 수 없기 때문에 정부의 구호물품이나 공동 구매 등에 의지해 식재료를 구하고 있다. 하지만 배달 인력이 부족해 물건을 받기가 쉽지 않고 원하는 물건을 제때 구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한다. 코로나로 봉쇄한 상하이와 지린성 창춘 등의 일부 주택 단지에서 냄비 시위가 일어난 적이 있지만, 대도시 전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진 것은 처음이다.
이번 항의에 대해 현지 공안과 지역 관리들은 주민들에게 “외부 세력의 음모”라며 비난했다고한다. 하지만 소셜미디어에는 “정부의 잘못된 정책에 불만을 가지면 곧바로 외부 세력이 되느냐”며 공산당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중국 관광 성수기인 노동절 연휴(30일~5월 4일)가 다가왔지만 중국 대부분의 도시는 코로나 우려에 짓눌린 분위기다. 베이징을 비롯한 여러 지방 정부가 주민들에게 시외로 나가지 말라고 요구하면서 중국 교통운수부는 올해 노동절 연휴 이동 인구가 1억명으로 작년보다 62%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광둥성 광저우 바이윈 국제공항은 지난 27일 공항 직원 3명이 코로나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자 28일 전체 출발 항공편의 90%가 넘는 1100여 편의 항공편을 취소했다. 광저우는 코로나 감염자가 나온 3구(區) 주민 640만명에 대해 코로나 검사를 실시했다. 저장성 항저우시도 28일 1220만명 시민 전체를 대상으로 코로나 검사를 받으라고 지시했다. 검사를 받지 않은 경우 공공장소에 출입하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