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이상 도시봉쇄가 계속되고 있는 중국 상하이에서 한 복지시설이 살아있는 노인을 운구용 가방에 넣는 일이 발생했다. 하마터면 산 채로 화장될 뻔한 상황에 상하이 시민들은 불만을 넘어 공포에 휩싸였다.
2일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베이징일보 등은 최근 상하이의 한 복지관이 사망한 것으로 오인한 노인을 장례식장으로 옮기기 위해 시신 운구용 가방에 넣어 차량으로 이송하려다 노인이 살아있음을 뒤늦게 확인했다고 전했다. 노인은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전날 이 같은 상황이 담긴 동영상이 중국 소셜미디어에서 확산하면서 공분을 일으켰다. 영상에는 방호복을 입은 장례식장 직원이 시신의 얼굴을 덮은 비닐을 걷어내는 장면이 담겼다. 이 직원은 깜짝 놀란 듯 시신에서 멀찍이 떨어졌다. 그리고는 “살아 있습니다. 보세요. 살아 있어요. 다시 (얼굴) 덮지 마세요”라고 말했다.
이 말을 들은 요양원 직원은 별다른 반응 없이 다시 노인의 얼굴을 덮은 뒤 안으로 데려갔다. 장례식장 직원이 세심하게 살피지 않았다면 자칫 산 채로 화장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시민들의 분노가 확산하자 상하이 당국은 뒤늦게 조사에 들어갔다. 상하이시 푸퉈구 민정국 국장은 당 기율 위반 혐의로 입건됐고, 일부 민정국 실무 관계자들은 면직 처분됐다고 중국 CCTV가 보도했다. 또 노인이 사망한 것으로 잘못 판정하는데 관여한 담당 의사는 의사 면허가 취소됐고, 해당 요양원은 행정 처분을 받게 됐다.
문제는 시민들의 불신이다. 상하이는 물론 다른 도시에서도 노인과 같은 사고를 당할 수 있다는 공포심이 커졌다. SCMP는 “살아있는 노인의 사망 오인 사고가 새로운 봉쇄 지역에서 공포의 물결을 촉발했다”고 평가했다.
중국 상하이에서 이웃과 제도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졌다는 시민 논객의 글도 온라인에서 반향을 일으켰다. 시민 논객 뉴피밍밍(牛皮明明)은 1일 “닷새만 봉쇄한다는 당국의 말만 믿고 소량의 먹거리만 준비했던 주민들이 뉴스 대신 꽉 채워진 냉장고만 믿게 됐다”며 “코로나보다 더 무서운 건 무너진 신뢰와 팽배한 불신”이라고 꼬집었다. 그의 글은 웨이보 검색어 상위에 오르며 주목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