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창싱다오 장난조선소에서는 중국의 ‘3번 항공모함(세 번째 항모를 의미)’ 건조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3번 항모는 스키점프대처럼 생긴 갑판에서 항공기가 이륙하는 기존 1·2번 항모와 달리 캐터펄트(증기나 자력으로 항공기를 밀어 이륙을 돕는 장치)가 장착돼 있다. 배수량도 10만t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인터넷에서는 최근 3번 항모에 관한 각종 분석이 쏟아지고 있다. 중국 군사 블로거들은 3번 항모가 올해 하반기 진수해 각종 테스트를 거친 후 2024년 취역할 것으로 전망한다.
한미 양국 정상이 21일 회담에서 “한반도와 그 주변에서의 연합 연습 및 훈련의 범위와 규모를 확대하기 위한 협의를 개시한다”고 합의한 가운데, 중국이 해군력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2일 보도했다. SCMP는 최근 상업 위성사진과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 건조 중인 3번 항모의 캐터펄트가 여전히 위장막으로 덮여 있지만, 배의 건조는 거의 끝난 상태라고 전했다. 중국은 젠-15의 뒤를 이를 차세대 함재기도 개발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중국은 현재 랴오닝성 후루다오에 있는 조선소에서는 094급 핵 추진 잠수함 2척과 093급 핵 추진 공격 잠수함, 최소 5척의 052D급 구축함을 건조 중이라고 SCMP는 전했다. 이 중 093급은 기존과 다른 개량형으로 평가된다. 또 광둥성 광저우 조선소에서 054A급 호위함의 크기를 키운 054B급이 건조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SCMP는 “054B는 중국이 향후 운영하는 항모 전단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중국은 시진핑 주석 취임 이후 해군력 확대에 사활을 걸어왔다. 항모는 물론 대형상륙함, 최신형 구축함이 연이어 보강됐다. 중국 최대 국영 선박회사인 중국선박공업그룹(CSSC)은 2021년 초부터 2023년 말까지 총 180억위안(약 3조4000억원)을 투입해 상하이 창싱다오 조선 단지를 확장하고 있다. 매년 특수선 6척을 건조할 수 있다. 회사 측은 프로젝트 목적 가운데 하나로 ‘군민(軍民) 융합’을 내세웠다.
전문가들은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중국의 해군력 확장 속도가 더 빨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해양 전문가인 니러슝은 SCMP에 “우크라이나 충돌 과정에서 러시아제 무기와 전투 개념의 취약성이 드러났다”며 “러시아의 전신(前身)인 소련으로부터 무기 체계와 전쟁 교리를 이어받은 중국이 골치 아픈 상황에 놓였다”고 밝혔다. 중국은 대만에 대한 무력 통일을 감행할 경우 조기에 전쟁을 끝내야 하는데, 우크라이나 사태처럼 장기화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대만해협이나 남중국해 충돌 시 미국이나 동맹국 해군의 개입을 억제하거나, 최소한 병력 도착을 지연시키려면 해군력 강화가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현 단계에서 중국 해군은 기술력이나 전투 경험에서 미 해군에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중국이 빠른 속도로 해군력을 강화하고, 항모 등의 운영 경험을 쌓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미 의회조사국은 지난 3월 펴낸 중국 해군력 보고서에서 “중국 해군은 한계와 취약점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중국은 지난 2012년 1번 항모인 랴오닝함 취역 이후 10년간 경험을 쌓았고, 2030년까지 4개의 항모 전단을 운영할 계획이다. 랴오닝함은 이달 초 구축함, 지원함 등 총 8척으로 구성된 항모 전단을 이뤄 대만 동부 태평양에서 함재기 이착륙 훈련을 실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중국 매체들은 중국이 항모를 운영한 후 역대 최대 규모의 항모 전단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