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태평양 해역에서 미국과 중국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중국이 세 번째 항공모함을 진수했다. 새 항모 이름은 ‘푸젠(福建)함’으로, 대만과 마주 보고 있는 푸젠성에서 따왔다. 대만 통일에 대한 정치적 메시지를 담은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17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현지 시각) 상하이 장난조선소에서 푸젠함 진수식이 열렸다. 푸젠함은 만재 배수량이 8만여t이다. 10만t급인 미국 항모들보다는 작지만, 중국이 현재 보유한 항모인 랴오닝(遼寧)함과 산둥(山東)함이 6만t 안팎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체급’을 키운 셈이다.
푸젠함은 최신 선진 기술을 도입했다. 구소련 항모 디자인을 기반으로 한 기존 항모들과 달리 중국이 독자 기술을 바탕으로 직접 설계했다. 특히 수평 비행갑판에 자체 개발한 전자식 캐터펄트(항공기를 밀어서 이륙을 돕는 장치)를 도입했다. 갑판을 스키점프대처럼 만들었던 기존 중국 항모들보다 더 많은 무장을 한 함재기를 짧은 간격으로 이륙시킬 수 있다. 다만 동력은 원자력이 아닌 디젤 추진 방식으로 알려졌다. 푸젠함은 시험 운영을 거쳐 2024년 취역할 전망이다. 하지만 항해 시험과 무장 및 레이더 장착, 훈련 등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실전 능력을 확보하기까지는 몇 년이 더 걸릴 것이라고 군사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중국군 규정에 따라 대형 군함에는 직할시나 성(省) 이름이 붙는다. 1번 항모는 랴오닝함, 2번 항모는 산둥함이다. 중국이 3번 항모에 푸젠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도 주목된다. 푸젠성은 인민해방군 동부전구 사령부의 본거지다.
2011년 랴오닝함 진수를 시작으로 11년 만에 세 번째 항모를 진수시킨 중국은 2030년까지 최소 4개 항모 전투단을 보유할 전망이다. 미군 항모 전단이 대만해협에서 1000㎞ 이내로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해군력을 갖추는 것이 목표다. 중국 항모 전력은 현재 11척을 운영 중인 미국보다는 열세지만, 대만해협과 남중국해 등에서 분쟁이 발생할 경우 미국과 동맹국의 접근을 차단하는 핵심 전력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