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홍콩의 한 아파트에 중국 국기와 그보다 작은 크기의 홍콩 특구 깃발이 걸려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오는 7월 1일 홍콩에서 열리는 홍콩 반환 25주년 기념식에 참석한다. /로이터 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다음 달 1일 홍콩에서 열리는 홍콩 반환 25주년 기념식에 참석한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25일 보도했다. 시 주석이 중국 본토를 떠나는 것은 전 세계에 코로나가 확산하기 직전인 지난 2020년 1월 이후 2년 6개월 만이다. 또한 시 주석의 홍콩 방문은 2017년 이후 5년 만이다. 시 주석은 당시 부인 펑리위안 여사와 함께 2박 3일 일정으로 홍콩을 찾아 각계 인사들과 면담했다. 군부대를 시찰하고 경축 공연과 2차례 만찬에도 참석했다.

올해 행사는 지난 1997년 홍콩이 영국에서 중국으로 반환된 지 25주년을 기념하는 자리다. 새로 임명된 홍콩 특구 정부 출범식도 함께 열린다. 5년 전과 달리 신화통신은 이번엔 시 주석의 홍콩 방문 기간을 공개하지 않았다. 또 “방문한다”는 표현 대신 “기념식에 참석한다”고 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26일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시 주석이 당일치기로 홍콩을 찾아 기념식에 참석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홍콩 정부 2인자인 정무사장(政務司長)이 코로나에 감염되는 등 최근 홍콩에서 코로나가 재확산하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이번 시 주석의 홍콩 방문을 계기로 홍콩 통치 강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선보일 전망이다. 중국 정부는 홍콩의 일국양제(一國兩制·한 나라 두 체제)는 변함이 없다면서도 지난 2019년 홍콩에서 일어난 대규모 반중 시위 이후 홍콩에 대한 ‘전면적인 통치권’을 강조해왔다. 홍콩 내 반중·반정부 세력을 감시, 처벌하는 홍콩 국가보안법을 직접 제정해 반중 인사들을 검거하고 선거법을 개정해 홍콩 의회에 대한 통제력도 강화했다. 이 과정에서 홍콩 내 야당과 시민단체, 반중 성향의 언론사들이 해산했다.

미국, 유럽연합(EU), 영국 등은 “중국이 홍콩의 자유를 말살한다”고 비판했지만 중국은 “내정 간섭”이라는 입장이다. 시 주석은 지난 5월 30일 베이징에서 리자차오 신임 홍콩 행정장관을 만나 “지난 25년간 많은 도전에도 홍콩의 일국양제는 보편적으로 인정받는 성공을 이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