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홍콩 반환 25주년을 하루 앞둔 30일 고속열차 편으로 홍콩에 도착했다. 시 주석은 “지난 기간 홍콩은 매번 엄중한 시련을 겪었고 위험과 도전 하나하나에서 승리를 거뒀다”며 “홍콩은 불을 뒤집어 쓰고 다시 부활했다(浴火重生·고난을 이기고 다시 태어났다는 의미)”고 말했다.
시 주석은 이날 오후 4시 15분(현지 시각) 전용 고속열차 편으로 홍콩 웨스트카우룽(西九龍)역에 도착했다. 부인인 펑리위안 여사도 함께 했다. 열차가 플랫폼에 도착하자 국기와 꽃다발을 든 초등학생과 시민들이 “환영, 환영, 열렬 환영”을 외쳤다. 캐리 람 행정장관 등 홍콩 관료들이 열차 문 앞에서 시 주석을 환영했지만 시 주석은 가볍게 목례만 하고 악수는 하지 않았다.
시 주석은 역에서 가진 도착 연설에서 “나의 마음, 중앙 정부의 마음은 홍콩 동포들의 마음과 함께 있다”고 했다. 또 “지난 기간 홍콩은 매번 엄중한 시련을 겪었고 위험과 도전 하나하나에서 승리를 거뒀다”며 “이는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가 강력한 생명력을 가지고 있고, 홍콩의 장기적 번영과 안정, 홍콩 동포의 복지를 보장하는 좋은 제도라는 것을 증명한 것”이라고 했다. 2019년 홍콩에서 6개월간 대규모 반중 시위가 열린 후 중국이 직접 홍콩 국가보안법을 제정해 외국 결탁 등의 혐의로 홍콩 야권 인사들을 체포한 것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이 중국 본토를 떠난 것은 2020년 1월 이후 2년 6개월 만이다. 홍콩 방문 역시 2017년 홍콩 반환 20주년 이후 5년 만이다. 시 주석은 5년 전 비행기를 이용해 홍콩을 방문했지만 이번엔 2018년 개통된 고속철을 이용했다. 이 고속철은 홍콩과 중국 50여 개 도시를 연결한다. 홍콩이 중국에 통합됐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1일 열리는 홍콩 반환 25주년 기념식과 홍콩 특구 정부 출범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홍콩은 시 주석 방문을 앞두고 주초부터 삼엄한 경계에 돌입했다. 주요 도로에 이동식 벽이 설치됐고 홍콩 전역에 드론(소형 무인기) 비행이 금지됐다. 1일 기념식에 참석하는 3000여 명의 내빈과 직원들은 호텔에서 격리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