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네티즌이 쭝쉐까오 아이스크림에 불을 붙이는 장면./중국 소셜미디어

중국에서 최근 인기를 끌었던 고가 아이스크림 브랜드 ‘쭝쉐까오(鍾薛高)’가 품질 논란에 휩싸이며 중국 당국이 해당 사건을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에서 최근 우유 등 식품 안전 문제가 다시 주목 받는 가운데 관영 매체는 쭝쉐까오의 품질뿐만 아니라 고가 마케팅에 대해서도 비판하고 나섰다.

한 중국 네티즌은 쭝쉐까오 아이스크림을 섭씨 31도의 방에 둬도 아이스크림이 완전히 녹지 않는 동영상을 올렸다. 동영상에 따르면 50분이 지나서도 아이스크림 외관은 거의 변화가 없었다. 네티즌들이 과도한 식품 첨가제를 사용한 게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자 업체 측은 지난 2일 설명을 내고 “수분 함량이 적고 우유, 휘핑크림, 야자주스 등 ‘고형물’ 함량이 40%에 달해 녹아도 끈끈한 형태가 유지된다”며 “식품 첨가제는 극소량으로 안전하다”고 밝혔다.

이 영상이 인기를 끌자 중국 소셜미디어에는 유사 실험들이 이어졌다. 4일에는 중국 매체인 ‘소비자보도’가 인터넷 방송으로 쭝쉐까오와 하겐다즈, 매그넘 등 외국 브랜드 아이스크림들과 비교 실험을 했다. 26도에서 1시간 30분이 지나자 하겐다즈는 완전히 녹았지만 쭝쉐까오와 매그넘은 큰 변화가 없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라이터, 가스 토치를 이용해 쭝쉐까오 아이스크림에 불을 붙이는 동영상을 올렸다. 아이스크림 표면이 검게 그을리며 연기가 나지만 녹아 흐르지 않았다. 이 영상은 웨이보(중국 소셜미디어)에서 인기 검색어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쭝쉐까오 측은 6일 성명을 내고 “단백질과 고형물 함량, 첨가제 사용량 등이 모두 국가 표준에 부합한다”고 했다. 제품 안전이나 생산 과정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논란이 커지자 쭝쉐까오 본사가 있는 상하이시 시장감독관리국은 “해당 사건을 주목하고 있다”며 관련 부서에 품질 검사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번 논란에 대해 식품 안전이 아니라 고가 마케팅에 대한 반발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중국산 아이스크림이 대부분 개당 5위안(약 970원) 미만이지만 쭝쉐까오는 개당 68위안(약 1만3200원) 이상의 고가로 팔아왔다. 특히 왕훙(網紅·중국 인터넷 인플루언서)을 통해 ‘명품 아이스크림’으로 소문이 나면서 대중에게도 인기를 끌었다.

중국 인민망은 평론을 통해 “적지 않은 소비자가 유행에 속하고 싶다는 이유로 쭝쉐까오를 구매했다”며 “쭝쉐까오의 문제는 품질(안전)이 아니라 그만큼 비싼 가격을 낼 가치가 있느냐는 점”이라고 했다. 또 “쭝쉐까오 측은 원료가 국제적인 상을 받고 글로벌 기구들과 공동 개발했다고 광고했지만 사실과 다르다는 보도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