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의 강력한 코로나 봉쇄 정책으로 인해 많은 한국인들이 ‘강력한 기회의 땅’으로 여겨왔던 중국을 떠나고 있다고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8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중국 하이테크 중심지 선전에서 한국인 교민을 위한 주간지를 발행해온 한 사업가는 지난 20년간 발행해온 종이 잡지 발행을 중단하고 인터넷 홈페이지만 운영하고 있다. 그는 “처음 10년 동안은 매주 광고가 100~150개씩 실렸다”면서 “두께가 2cm까지 됐고 매주 4만부를 찍을 정도”라고 말했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가 2년 반 동안 지속되고, 중국 정부의 제로 코로나 방침으로 인한 강력한 봉쇄가 이어지면서 많은 한국인들이 중국을 떠났다. 현재 백씨는 기자와 그래픽 디자이너를 정리해고하고, 온라인 버전만 매달 두 차례 발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광고는 회당 20개 정도로 줄었다.
SCMP는 한국인 유학생들도 중국을 떠나고 있다고 짚었다. 공식적인 귀국 수치는 없지만, 신문은 한국인들이 중국에서 살면서 ‘한국적 가치’를 유지하기 어려워서 떠났다고 분석했다.
중국 동포가 많이 거주하고 한국 국적 교민도 많았던 중국 지린성 옌지에서도 한국 교민이 줄었다. 이곳에서 2008년부터 중국어 학원을 운영하는 교민은 “옌지에 사는 한국인 50%가 코로나 이후 떠난 것 같다”면서 “경제가 너무 안 좋은데다 도시 전체를 봉쇄해 일도 없고 수입도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광둥성의 공업도시 둥관에서도 사정은 비슷하다. 현지 한인 사업가는 “한국인 10가족이 곧 베트남으로 공장을 이전하고 이사한다”면서 “두 집 가량은 파산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들 교민은 상당수 10~20년씩 중국에 뿌리를 내리고 거주해, 쉽게 중국을 떠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SCMP는 전했다. 상하이의 한 무역업 사업가는 “많은 사람들이 우스갯소리로 떠나고 싶다고 하지만, 실제로 이주하는 사람은 많이 보지 못했다”면서 “나는 아직도 한국보다는 중국에 더 많은 기회가 있다는 생각에 귀국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