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칭더 대만 부총통이 11일 일본 도쿄의 아베 신조 전 총리 자택을 찾은 모습/대만 중앙통신사 캡처

17일 치러진 대만 민주진보당(민진당) 전당대회에서 라이칭더(賴清德·63) 부총통 측근들이 지도부에 대거 입성했다. 자유시보는 18일 “2024년 총통 선거를 위한 사전 포석”이라고 평가했다.

대만 중앙통신사에 따르면 라이 부총통 측근으로 평가되는 린준시안(林俊憲) 입법원(국회 격) 의원, 천스카이(陳世凱) 타이중 시의원 등이 민진당 중앙위원회 상무위원에 선출됐다. 민진당은 전국 당원들이 집행위원 30명을 선출하고, 여기서 다시 최고지도부 격인 중앙위원회 상무위원 10명을 뽑는다. 이들 지도부가 2024년 총통 선거와 입법원 선거 후보 선출을 주관할 예정이다. 차기 총통 선거를 앞두고 ‘라이 대망론’이 확산하자 민진당은 이날 “공정한 당내 선거를 통해 지도부를 선출했다”고 밝혔다.

광부의 아들로 태어난 라이 부총통은 대만대 의학원을 졸업한 내과 전문의 출신이다. 미국 하버드대 보건대학원에서 공공보건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98년 입법원 의원에 당선돼 4선을 했고, 2010년 타이난 시장에 선출됐다. 그는 2016년 2월 타이난 일대에서 강진이 발생해 고층빌딩이 대거 붕괴했을 때 시장으로 구조와 현장 복구 작업에 적극 나서 주목받았다. 2017년 차이잉원 총통 1기 정부에서 행정원장(총리 격)에 올랐지만, 이듬해 지방선거에서 민진당이 야당인 중국국민당(국민당)에 대패하자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민진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차이 총통과 경합해 패배한 후 러닝메이트로 나서 2020년 부총통에 선출됐다.

라이 부총통은 반중(反中) 성향인 민진당 내에서도 강경파로 분류된다. 중국 대륙과 다른 대만의 정체성을 강조해 타이난 시장 시절에는 중국식 병음(한자를 읽는 방식)을 거부하고, 대만식 통용병음을 쓰도록 조례를 제정했다. 또 대만인의 단결을 강조하는 신헌법 제정을 주장하고, 중국의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식 통일을 비판해왔다. 영어 공용화에도 적극적이다. 타이난 시장 때는 시 공용어로 추가했고, 행정원장 때는 대만 공용어에 포함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섰다.

라이 부총통은 지난 1월 온두라스 대통령 취임식 때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약식 회동을 했다. 최근 피살된 아베 신조 일본 전 총리를 조문하기 위해 일본을 방문했다. 그는 일본에서 “대만과 일본의 관계 심화는 우리의 사명”이라고 했다.

라이 부총통은 17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일본에서 돌아온 후) 자체 방역 중이기 때문에 민진당 전당대회에 불참하지만, 대만의 미래를 걱정하는 마음은 여러분과 함께할 것”이라며 “대만이 코로나에 맞서 멈추지 않고 계속 발전하고 전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