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의 한 쇼핑몰 대형 화면에서 신장위구르자치구를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뉴스가 나오고 있다./로이터 뉴스1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11월 독일·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 등 유럽 4국 정상을 베이징으로 초청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8일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SCMP는 시 주석이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에게 초청장을 보냈으며, 각국은 수락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유럽 정상들이 방중할 경우 10월 열릴 전망인 당 대회에서 3연임을 확정하는 시 주석의 대면 외교가 본격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유럽 4국 정상의 방중 일정은 11월 15~16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주요 20국(G20) 정상회의 기간과 맞물릴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아시아를 방문하는 유럽 지도자들을 만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국과 유럽의 경제 협력 문제 등을 논의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나 조만간 선출될 영국 총리를 초청했는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중국 정부는 코로나 방역을 이유로 2020년 이후 각국 정상은 물론 외교장관 등 외국 관리들의 베이징 방문을 사실상 거절해왔다. 지난 2월 베이징 동계 올림픽 기간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이 방문했지만, 경기장 등 방역 폐쇄 구역에서의 이동만 허용했다.

중국은 미국과 경쟁이 심해지면서 EU와 관계 강화에 공을 들여왔다. 포괄적 투자협정 체결도 서둘렀다. 하지만 홍콩과 신장위구르 정책에 대해 EU 의회가 반발하며 투자협정 비준이 무기한 연기됐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두고 중국이 러시아에 대한 EU 제재에 반대하면서 양측 관계는 또다시 악화됐다.

SCMP는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오는 9월 유엔 총회 참석을 계기로 유럽을 방문해 유럽 정상들의 방중을 준비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류허 중국 부총리는 19일 발디스 돔브로우스키스 EU 통상 담당 수석부집행위원장과 화상회의를 갖고 양측의 경제 문제를 논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