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성장 장관급 세미나 연설을 보도한 28일자 인민일보 1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올가을 열리는 20차 당대회와 관련 “미래 5년 내지 더 긴 기간 당과 국가사업의 발전 목표와 임무, 방침을 과학적으로 계획할 것”이라고 말했다. 20차 당대회는 장쩌민 이후 이어진 10년 집권 관례를 깨고 시 주석이 3연임(임기 5년)을 확정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시 주석이 ‘더 긴 기간’이라고 언급한 것은 장기집권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28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에 따르면 시 주석은 26~27일 열린 성장(省長)·장관급 간부 세미나에 참석해 “조만간 열리는 20차 당대회는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 전면 건설의 새로운 노정에 들어가는 중요한 시기에 개최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중국 역대 지도자들은 당대회를 앞두고 고위급 간부들 앞에서 하는 연설을 통해 향후 방향을 제시해왔다. 당대회 개최를 알리는 신호탄인 셈이다. 중국 당, 정, 군 최고위 인사들은 26~27일 베이징 징시(京西)호텔에 집결해 시 주석의 연설 정신을 공부하고 20차 당대회 개최를 논의하는 집단 세미나를 열었다. 징시호텔 일대는 25일부터 일반인의 접근이 완전히 통제됐다.

시 주석은 연설에서 자신이 집권한 지난 10년에 대해 “신시대 10년의 위대한 변혁은 당사(黨史), 신중국사, 개혁개방사, 사회주의 발전사, 중화민족 발전사에서 이정표적인 의미를 갖는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의 5년은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 전면 건설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핵심 시기”라며 “5년의 발전을 잘 이뤄내는 것은 2번째 100년 목표 실현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2번째 100년 목표는 중국 정부 수립 100주년인 2049년까지 중국을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으로 만든다는 중국 공산당의 목표다. 시 주석은 “중국 공산당이 영도하는 사회주의 현대화, 중국식 현대화로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추진해야 한다”며 “폐쇄적이고 경직된 낡은 길이나 기치를 바꾸는 잘못된 길을 걷지 않을 것이며, 자신의 능력에 기초해 국가와 민족의 발전을 이루고, 중국의 발전과 진보의 운명을 자신의 손안에 굳게 거머쥐어야 한다”고 했다.

시 주석은 이날 성장·장관급 간부들 앞에서 당 안팎의 위기와 불확실성도 언급했다. 그는 “당은 반드시 집권의 시험, 개혁·개방의 시험, 시장경제의 시험, 외부 환경의 시험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것을 분명히 인식하고, 정신적인 게으름의 위험, 능력 부족의 위험, 대중과 유리되는 위험, 부패의 위험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했다. 시 주석 2기에서 터진 푸정화 사법부장, 쑨리쥔 공안부 부부장 부패, 권력 추구 사건 등을 계기로 당에 대한 통제를 앞으로도 강화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번 세미나에 리커창 총리 등 중국 최고지도부도 모두 참석했다. 26일 개막식 연설을 한 리커창 총리와 27일 폐막식 연설을 한 왕후닝 상무위원은 모두 “양개확립(兩個確立) 결정적 의의를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개확립은 중국 공산당 내에서 시 주석의 핵심적 지위를 확립하고, 시진핑 사상의 지도적 지위를 확립한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