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을 방문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 의장이 3일 차이잉원 대만 총통을 만나 “이번 방문은 미국이 대만과 함께한다(America stands with Taiwan)는 확실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펠로시 의장은 이날 오전 대만 총통부에서 차이 총통과 1시간 회담한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번 (대만) 방문은 우정과 평화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중국은 대만이 각종 (국제) 회의에 참석하는 것을 차단하고 있지만 그들은 사람들이 대만을 방문하는 것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했다.
차이 총통은 이날 펠로시 의장에게 외국인에게 주는 최고 등급 훈장을 수여했다. 차이 총통은 “대만은 지속적이고 의도적으로 고조되는 군사적 위협에 물러서지 않고, 민주주의를 위한 방어선을 지키며 전 세계 민주 국가들과 단합해 민주적 가치를 수호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대만 중앙통신사가 전했다.
펠로시 의장은 총통부를 방문하기 앞서 대만 입법원(의회)을 방문한 자리에서 “대만은 세계에서 가장 자유로운 사회 중 하나”라며 “미국은 대만을 포기하지 않는다고 분명히 밝힌다”고 했다. 이날 오후에는 1989년 중국 천안문 사태 학생운동 지도자 등 대만에 체류 중인 중국 반체제 인사들도 만났다. 그는 워싱턴포스트 기고를 통해 “미국과 동맹국들은 결코 독재에 굴복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해야 한다”며 “시진핑 주석이 권력을 장악하면서 중국 최악의 인권 기록과 법치주의 무시는 계속되고 있다”고 했다.
중국은 전례 없는 ‘대만 전면 포위 훈련’으로 대응했다. 중국군은 펠로시 의장이 2일 밤 대만에 도착한 직후부터 4~7일까지 대만 주변 해역에서 연합 훈련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중국 초음속 전투기인 젠(J)-20, 둥펑 계열 탄도미사일도 동원된 것으로 알려졌다. 셰평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이날 밤 니컬러스 번스 주중 미국 대사를 초치해 항의했다.
펠로시 의장은 총 19시간의 대만 일정을 마치고 3일 저녁 대만 쑹산공항을 떠나 한국에 도착했다. 펠로시 의장은 대만을 떠나기 직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대만인들에 대한 미국의 약속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지금도, 앞으로 수십년 동안에도”라는 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