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중국 베이징의 한 건물 전광판에서 중국군의 대만해협 주변 군사 훈련 예고 뉴스가 나오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중국이 4일 정오(현지 시각)부터 대변 주변 해역을 사실상 봉쇄하는 72시간 대규모 군사 훈련을 실시할 예정인 가운데 대만 국방부는 “주권 침해”라며 “대만 영토를 수호하기 위해 반격하겠다”고 했다. 중국군은 장거리포를 발사하고 대만 동부 해역으로 여러 종류의 미사일을 발사할 것으로 보인다. 전날에 이어 중국 군용기들도 대만해협 중간선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군 관계자는 이번 훈련에 대해 대만 주요 항구와 군사 기지를 봉쇄하고 바시해협, 오키나와 방면에서 미국과 동맹국의 지원을 차단하려는 목적이라고 밝혔다.

중국군은 이날 대만 주변 6개 해역에 대한 선박과 항공기의 통행을 금지하고 훈련을 할 예정이다. 특히 중국이 설정한 군사훈련 구역 6곳 가운데 3곳은 대만 영해(해안선에서 약 22㎞)가 포함됐고, 가장 가까운 곳은 대만 육지에서 채 10㎞가 되지 않는다. 역대 중국군 훈련에서는 전례가 없는 일이다. 또 대만해협 쪽 군사훈련 구역은 중국과 대만의 실질적 해상 경계선인 대만해협 중간선 동쪽의 대만 구역도 포함돼 있다.

멍샹칭 중국 인민해방군 국방대학 교수(소장)은 3일 중국 관영 CCTV방송에 출연해 이번 훈련 구역이 대만의 주요 군사기지, 항구에 대해 “문을 닫아 놓고 개를 패는 모양새”라고 했다. 또 서태평양에서 대만으로 접근하는 바시해협(대만과 필리핀 사이의 해협), 일본 오키나와에서 대만으로 가는 길목에 훈련 구역이 설정된 데 대해 “외세 간섭을 저지하려는 의도”라고 했다.

그래픽=양인성

멍 소장은 3차 대만해협 위기였던 1996년의 경우 중국군 훈련 구역이 중국 연안 쪽에 몰려 있었던 반면 이번에는 대만을 포위하는 형태라고 지적하며 이번 훈련에 대해 훈련 구역이 대만에 가장 근접하고, 6개 작전 구역이 대만을 포위하는 형세로 “앞으로 대만 통일에서 유리한 전략 조건”을 만들 수 있으며, 외부 세력의 간섭을 저지하는 3가지 특징이 있다고 했다.

대만 국방부 쑨리팡 대변인은 3일 기자회견에서 “훈련구역으로 지정된 해역은 대만의 영해까지 미치거나 그것에 매우 가깝다”며 “대만 주권 침해이자 국제법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또 “대만군은 대만 영토를 수호할 것이며, 침략적 작전을 멈추기 위해 반격을 취할 것”이라고 했다.

중국 일각에서는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할 경우 “좌시하지 않겠다”고 했던 중국군이 펠로시 의장이 떠난 후에야 군사 훈련에 나선 데 대해 “미국 눈치를 보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국 선전 매체들은 “훈련 해역을 운행하는 선박, 항공기들이 안전하게 노선을 변경할 시간을 주기 위한 조치일뿐”라며 “이야말로 책임있는 자세”이라고 했다.

대만 자유시보는 3일간의 이번 훈련으로 대만 상공을 지나는 2000대 가까운 비행기가 경로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