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외교부가 최근 대만을 방문한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과 그 직계 가족을 제재한다고 5일 발표했다. 또 미국 정부에 대해서도 미·중 간 예정됐던 국방 회담들을 취소하고 양국 간 기후변화 관련 협상 등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는 “펠로시 의장이 중국의 엄중한 반대에도 대만을 방문해 중국의 내정을 엄중히 간섭하고 중국 주권과 영토의 완전성에 해를 끼쳤다”며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짓밟고 대만해협의 평화 안정을 위협했다”고 밝혔다. 다만 중국은 펠로시 의장에 대한 제재의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또 펠로시 의장 대만 방문에 대한 항의로 표시로 미국 정부에 8가지 조치를 취한다고 발표했다. 중국은 예정돼 있던 미·중 전구(戰區) 지도부 회의, 국방부 업무 회의, 해상 군사 안전 협상 기구 회의 등을 취소하고, 기후변화 협상, 형사 사법 공조, 마약, 불법이민 등에 대한 양국 협력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기후변화 협상의 경우 조 바이든 미 행정부 출범 이후 양국 간 갈등이 심할 때도 협력 가능 분야로 꼽혀왔다. 존 케리 미국 기후 문제 특사는 2021년 4월 바이든 정부 출범 후 첫 고위인사로 중국을 방문했고, 같은 해 8월 다시 중국을 찾아 셰전화(解振華) 중국 기후변화사무 특사와 회담했었다. 양국 간 기후변화 협상이 중단되면서 국제 사회의 기후변화 대응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펠로시 의장은 미 하원의장으로는 25년만에 지난 2~3일 대만을 방문해 차이잉원 대만 총통 등을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