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쓰촨성 청두에서 코로나 확산 방지를 이유로 방역 요원들이 지진을 피해 탈출하려는 주민들을 막는 일이 일어났다. 인구 2100만명의 청두는 지난 1일 오후 6시부터 ‘제로 코로나’를 위해 모든 주민의 외출을 금지하는 봉쇄 조치가 시행되고 있다.
지난 5일 웨이보, 더우인(틱톡) 등 중국 소셜미디어에는 코로나 방역 요원들이 지진을 피해 아파트에서 탈출하려던 주민들을 가로막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퍼졌다. 이날 오후 1시 52분쯤 청두에서 남서쪽으로 221㎞ 떨어진 간쯔장족자치주 루딩현에서는 규모 6.8의 지진이 발생했다. 지진 여파로 청두의 건물이 흔들리는 상황이었지만, 방역당국은 ‘제로 코로나’와 도시 봉쇄를 고수한 것이다.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영상을 보면 아파트 주민 수십 명과 방역 요원들은 굳게 닫힌 출입문 하나를 두고 대치하고 있다. 주민들이 “문을 열라”고 항의했지만, 방역 요원은 “지진은 끝났다”며 문을 열지 않았다. 한 남성은 굳게 닫힌 유리문을 주먹으로 치며 망연자실하는 모습을 보였다.
영상을 접한 네티즌들은 “그냥 다 죽으라는 거냐” “건물에 깔리든 코로나 걸리든 결론은 사망하는 것” 등의 반응을 보이며 당국의 융통성 없는 봉쇄 조치를 비판했다. 반면 “규칙은 규칙이다” “코로나는 한 번 퍼지면 걷잡을 수 없어서 어쩔 수 없다” 등의 반응을 보이는 네티즌도 있었다.
논란이 커지자 청두시는 “전염병 통제 기간에 지진, 화재, 홍수 등 다른 재해가 발생할 경우 생명과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내용이 추가된 새로운 대응 요령을 발표했다. 청두시는 다만 “통제를 완전히 없앨 수는 없다”며 “가장 중요한 건 코로나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사람 간 물리적 접촉을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발생한 지진으로 72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후 7일까지 13차례 여진이 이어졌고, 청두를 비롯한 많은 지역에서 건물이 심하게 흔들리는 등 피해가 잇따라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