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20대)를 앞두고 ‘제로 코로나’ 정책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경찰이 유명 관광지 공항에서 총과 방패를 들고 관광객들을 통제하는 일이 벌어졌다.
7일 홍콩 명보에 따르면 지난 5일 중국 방역당국은 윈난성 시솽반나를 전면 봉쇄하고 나섰다. 전날 시솽반나에 61명의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한 것이 이유였다. 이 과정에서 전신방호복을 입은 경찰이 시솽반나 공항에서 총과 방패를 든 채 시민들을 통제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시솽반나는 라오스와 가까운 중국 남부 유명 관광지로, 중국 국경절 연휴(1∼7일)를 맞아 관광객들이 대거 방문했다.
중국 소셜미디어 및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올라온 사진·영상에는 전신방호복에 총과 방패를 들고 있는 경찰들이 문 앞에서 시민들과 대치하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영상을 보면, 시민들은 경찰을 향해 “당신들은 총으로 인민을 겨누고 있다” “나는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외친다. 공항 내부는 시민들의 항의 목소리로 가득 찼다. 스마트폰을 들고 해당 모습을 촬영하고 있는 시민들의 모습도 보인다. 하지만 경찰은 아랑곳하지 않고 출입문을 지켰다.
현장에 있던 한 시민은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 “비행편 취소와 봉쇄 등으로 시솽반나 공항에서 단 2시간 동안 8000위안(약 160만원)을 날렸다”고 했다. 또 다른 시민은 “기온이 13도까지 내려갔는데 안에서 5시간 대기했다”고 전했다.
이동 인구가 급증하는 국경절 연휴에 봉쇄 조치가 내려진 지역은 시솽반나뿐이 아니다. 한국에서도 유명한 관광지 후난성 장자제도 봉쇄 조치 대상이 됐다. 이에 관광객 수백명이 감염 확산 방지를 이유로 철도 및 공항 등의 교통수단을 이용하지 못했다.
중국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이 결정될 제20차 당대회를 앞두고 방역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시 주석이 강조한 제로 코로나 정책 기조를 유지함과 동시에 불필요한 잡음을 발생시키지 않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명보는 “제20차 전대를 앞두고 대부분 지방 정부는 코로나 방역을 중요한 정치적 임무로 여기고 있다”며 “당국이 감염 통제와 예방을 위해 무력을 동원하면서 대중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