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의 집권 3기를 공식화하는 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사흘 앞둔 13일 중국 베이징 하이뎬구의 한 고가도로 위에 중국 정부의 인권유린적인 코로나 방역을 비판하며 “독재자 시진핑을 제거하라”는 내용의 현수막 2개가 붙고 연기와 불길이 치솟았다.
베이징 특파원을 역임하고 현재 타이완에서 활동하는 호주 ABC 방송 기자인 빌 버틀스는 13일 트위터에 베이징 북서부의 시통교에 나붙은 현수막과 한 남성이 뭔가를 태워 연기가 치솟는 모습을 찍어 트위터에 공개했다. 관련 사진과 동영상은 현장에 있던 여러 사람들의 촬영을 통해 해외로 번져 나갔다. 그러나 중국 소셜미디어와 인터넷 웹사이트에선 관련 단어와 이미지가 모두 사라졌다.
버틀스는 붉은 색으로 쓰인 현수막에는 “우리는 PCR 검사를 원하는 게 아니라 먹을 것을 원한다” “문화혁명이 아니라, 개혁을 원한다”는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소개했다.
14일 타이완의 자유시보는 이와 관련, 현수막이 걸린 고가도로는 중국 하이테크 산업 클러스터인 ‘중관촌 과학기술원구’와 베이징대 인근의 시통교로 보인다고 전했다.
현수막의 내용은 중국 정부의 인권유린적인 코로나 봉쇄와 자유를 억압하는 시진핑 주석에 대한 비난을 담고 있었다.
한 현수막에는 “우리는 코로나 조사도, 봉쇄도 원치 않으며, 음식을 원하고 자유를 원한다. 문화대혁명이 아니라, 개혁을 원한다. 지도자(영수ㆍ領袖)가 아니라 투표를 원한다. 거짓말하지 말라. 존엄성을 원한다. 노예가 아니라 시민이 되고 싶다”고 쓰여 있었다.
또 오른쪽 현수막에는 “독재ㆍ나라의 도적 시진핑을 제거하기 위해 학교와 사무실에서 파업하자”고 적혔다. 중국 정부는 20차 당대회를 앞두고, ‘제로 코로나’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중국 공안은 즉각 현장에 출동해, 이 현수막을 붙이고 불을 낸 사람으로 추정되는 빨간 셔츠와 노란 모자를 쓴 사람을 체포했다.
일부에선 분신했다는 추측도 일었으나, 미국에 거주하는 중국 작가 팡저우즈는 트위터에 이 사건의 항공 영상을 공유하며 분신이 아니라, 사람들의 눈길을 끌기 위해 물건을 태운 것이라고 적었다. 팡저우즈는 그를 “영웅”이라고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