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18일로 예정됐던 올해 3분기 경제성장률 발표를 돌연 연기했다. 중국 당국은 “3분기 경제가 분명히 반등했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발표를 미뤄야 할 정도로 상황이 안 좋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16일부터 오는 22일까지 시진핑 국가주석의 3연임을 확정하는 중국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20차 당대회)가 열리는 상황에서 처참한 성적표가 공개돼 축제 분위기를 깨지 않도록 일정을 조정했을 것이란 얘기도 나오고 있다. 앞서 지난 14일로 예고된 9월 수출입 통계 발표도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 17일 홈페이지를 통해 “3분기 경제성장률 발표를 연기한다”고 밝혔다. 국가통계국은 발표 연기와 관련, 이날 특별히 배경 설명을 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중국 당국은 경제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 거시경제 정책을 지휘하는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자오천신 부주임은 17일 20차 당대회를 계기로 연 기자회견에서 “중국 경제가 흔들림이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회복 발전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3분기 경제는 분명한 반등을 보였다”고 했다. 리커창 총리도 이날 당대회 대표단을 만난 자리에서 “현재 우리 경제는 안정세를 되찾아 상승하고 있다”면서 “경제 안정을 위해 포괄적 정책을 더 확실히 시행하고 경제를 합리적인 구간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중국 안팎에선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 3월 업무보고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5.5% 안팎’이라고 발표했지만 국제사회는 이 목표는 달성이 힘들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 경제는 1분기 4.8% 성장했지만 코로나로 인한 상하이 봉쇄로 2분기는 0.4% 성장하는 데 그쳤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중국 경제가 올 한 해 3.2%, 세계은행은 2.8%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지금도 강력한 코로나 통제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에도 코로나가 산발적으로 확산하며 도시 봉쇄와 이동 통제가 계속돼 내수가 타격을 받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 등으로 인한 수출 불안, 부동산 경기 침체 등도 중국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한편, 시진핑 주석은 지난 16일 20대 당대회 연설에서 ‘중국식 발전’과 ‘공동 부유(더불어 잘살자)’를 강조하면서도 ‘시장’이라는 단어는 3차례만 거론했다. 5년 전 연설에서는 19차례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