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4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정상회담에서 “복잡하고 변화무쌍한 국제 정세 속에서 양국이 더욱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3연임을 공식화한 시 주석이 숄츠 총리 방문을 계기로 체제 정당성을 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숄츠 총리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주요 7국(G7) 지도자로는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올해는 양국 수교 50주년이 되는 해”라며 “중국과 독일은 영향력 있는 대국(大國)으로 변혁과 혼란 속에서 손잡고 협력하며 세계 평화와 발전에 더 기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숄츠 총리의 이번 방중에 대해 “쌍방의 이해와 상호 신뢰를 높이고 다양한 분야에서 실용적인 협력을 심화하며 중국과 독일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한 좋은 모색이 될 것”이라고 했다.
숄츠 총리는 3일(현지 시각) 독일 일간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FAZ) 기고에서 “중국은 5년 또는 10년 전 중국이 아니고, 중국이 변화하면 중국에 대한 대응도 변화해야 한다”며 “변화됐더라도 중국은 독일과 유럽에 있어서 여전히 중요한 경제무역 상대로 남는다. 우리는 중국과 디커플링을 원치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현명한 다각화를 통해 (중국에 대한) 일방적인 의존을 줄일 것”이라고 했다. 또 “중국과 어려운 주제에 대한 논의를 배제하지 않겠다”며 “(여기에는) 시민권과 정치적 자유에 관한 권리, 신장 위구르 소수 민족의 권리가 포함된다”고도 했다.
숄츠 총리의 이번 방중에는 화학기업인 바스프(BASF), 자동차 기업인 폴크스바겐그룹 등 12개 기업 총수들이 동행했다. 중국 환구시보는 “이들 독일 기업은 매년 중국에서 수백억 유로를 벌어들인다”며 “중·독 경제 무역 관계를 소원하게 하려는 어떤 ‘원심력’도 중국 경제 발전의 큰 매력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했다. 독일이 미국의 대중 압박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없을 것이라는 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