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중국 상하이 국제수입박람회장 모습./EPA 연합뉴스

지난달 중국공산당 총서기 3연임을 확정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최근 잇따라 체면을 구기고 있다.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코로나 방역 정책을 시행하는데도 중국 전역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하고, 수출 증가율도 2년여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야심 차게 추진했던 국제박람회도 전보다 흥행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중국 세관은 7일 중국의 10월 수출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0.3% 감소한 2983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중국의 월간 수출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은 2020년 5월 이후 29개월 만이다. 수입 역시 전년 대비 0.7% 감소한 2132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중국 위안화 기준 무역액은 증가했으나 환율 영향으로 달러 기준 무역액은 감소를 기록했다. 코로나 확산으로 내수가 부진하고, 부동산 투자도 둔화된 상황에서 중국 경제의 유일한 엔진이었던 수출에도 적신호가 켜진 것이다.

7일 홍콩 명보에 따르면 지난 4일 상하이에서 개막한 국제수입박람회에 참가한 기업이 올해 1700여 곳으로 작년 2900여 곳에 비해 40% 감소했다. 국제수입박람회는 “중국이 수출로 이득만 보는 게 아니라 수입을 통해 세계 경제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주기 위해 기획된 행사로, 시 주석의 핵심 사업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 유입, 확산을 막기 위해 진출입을 통제하는 ‘폐쇄식 방역 루프’ 안에서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베이징의 소식통은 “중국 내 방역 강도가 높아지다 보니 해외 기업은 물론 베이징 등 다른 지역에 있는 기업들도 참가를 꺼린 것으로 안다”고 했다. 명보는 1~3회까지 매년 늘었던 수입박람회 계약 금액도 작년 4회 때부터 감소세로 돌아섰다고 전했다.

수입박람회 취재를 위해 베이징에서 상하이를 방문했던 중앙 관영매체 기자들의 ‘베이징 건강코드’에서 대규모로 ‘이상’이 발생해 이동이 통제되기도 했다. 휴대전화 앱(응용프로그램)인 건강코드는 방문 지역 등의 정보를 취합해 코로나 관련 위험 여부가 표시된다. 예를 들어 베이징 건강코드에 이상이 표시되면 베이징에 진입할 수 없다. 대만 중앙통신사는 “기자 수십명의 건강코드에서 이상 메시지가 떠 베이징으로 귀향할 수 없게 된 기자들이 당국에 도움을 요청했다”고 했다.

7일 중국 보건 당국에 따르면 전날 중국 본토에서는 5496명의 신규 코로나 감염자가 나와 올봄 이후 가장 강력한 확산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중국 경제의 엔진으로 불리는 광둥성에서 하루 2000명 가까운 환자가 나오며 도시 곳곳이 봉쇄되고 일부 주민은 집단 격리 시설로 이송됐다. 중국의 일(日) 감염자 수는 다른 나라에 비해 적지만 중국은 환자가 1명이라도 발생하면 건물, 마을을 봉쇄하고 이동을 통제하는 강력한 방역 정책을 쓰고 있어 경제·사회적 비용이 크다.

코로나로 10월 중순부터 도시가 통제되고 있는 허난성 정저우의 경우 산업 생산 등에서 차질을 빚고 있다. 정저우에는 애플의 중국 내 최대 생산기지인 폭스콘 공장이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애플은 6일(현지 시각) 성명을 내고 “정저우시의 코로나 통제로 인해 아이폰 14 생산이 일시적으로 감소했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