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발리에서 16일 오후 예정됐던 리시 수낙 영국 총리와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간 정상회담이 당일 취소됐다. 이날 회담은 양국 정상이 2018년 2월 이후 5년만에 만나는 자리로,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국(G20) 정상회담을 계기로 마련됐다.
로이터통신은 영국 총리실을 인용해 수낙 총리가 이날 발생한 폴란드 낙탄 사태 수습을 위해 회담을 취소했다고 전했다. 영국 가디언지의 트위터 계정도 영국 총리실 발표에 앞서 “수낙 총리가 폴란드 사태 관련 회의들에 참석하느라 시간을 맞출 수 없어 영중 정상회담 일정을 취소하게 됐다”고 했다. 낙탄 사태는 15일 폴란드의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 미사일 두 발이 떨어져 2명이 사망한 사건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의 미사일 피격은 처음이라 주목 받았다. 이날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발리에 있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영국 총리를 비롯해 독일, 캐나다, 네덜란드, 일본, 스페인, 이탈리아 정상, EU 집행위원장 등과 긴급 원탁회의를 열고 사태 수습을 논의했다.
중국 외교부의 마오닝 대변인은 영중 정상회담 취소 배경과 관련해 “이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마오 대변인은 “중국은 호혜 기초에서 중영 관계를 안정적이고 건강하게 발전시킬 것이고, 영국 또한 중국과 함께 이 공동 목표를 위해 노력하길 바란다”고 했다.
수낙 총리의 영중 정상회담 취소로 시 주석이 체면을 구겼다는 분석도 있다. 중화권 매체들은 “시 주석이 G2O을 계기로 각국 정상과 연쇄 회동하며 글로벌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계획에 차질을 빚었다”고 했다. 수낙 총리는 최근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만약 각국이 공중위생, 러·우크라이나 전쟁, 글로벌 경제, 기후변화 등 전 세계가 직면한 도전을 해결하고 싶다면 중국과 반드시 대화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