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방역요원들이 코로나 방역을 이유로 한 남성을 넘어뜨리고 팔을 꺾는 등 과도하게 억압하는 영상이 확산했다. 논란이 커지자 당국은 진상 조사를 실시하고 관련자들을 엄중 처벌하겠다고 했다.
23일 소상신보 등에 따르면 지난 1일 오전 11시쯤 닝샤 인촨시 싱칭구에서 방역요원들이 펑모씨를 과잉 진압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펑씨는 코로나 밀접 접촉자로 분류돼 호텔에서 격리 중이었고, 당시는 약을 사기 위해 밖으로 나왔다고 한다. 펑씨는 후베이성의 한 정신병원에서 치료받다 상태가 호전돼 최근 퇴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상황은 인근 시민에 의해 촬영됐고, 소셜미디어 등으로 확산했다. 영상을 보면, 방역요원 4명이 펑씨를 에워싸더니 벽에 손을 대고 다리를 벌리라고 명령했다. 펑씨가 “제 말을 끝까지 들어달라. 지금 약을 먹고 있다”고 애원했지만, 방역요원들은 “두 손을 벽에 올려라. 두 번째 경고다”라고 재차 명령했다. 펑씨가 소지품을 내려놓고 두 손을 벽에 붙인 채 서자, 방역요원들은 남성의 두 다리를 강제로 벌리더니 온몸 구석구석을 더듬으며 수색했다.
이들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펑씨를 길바닥에 쓰러뜨린 뒤 팔을 뒤로 꺾어 제압했다. 무릎으로 목을 짓누른 채 펑씨의 머리를 툭툭 치기도 했다. 그러면서 “왜 오늘 방역 규정을 어기고 나왔느냐. 오늘 외출한 이유를 설명하라”고 했다. 펑씨는 목이 짓눌려 고통스러운 신음을 내뱉으며 “나는 지금 약을 먹고 있다”고 해명했지만, 방역요원들은 물리적 제재를 멈추지 않았다.
영상을 접한 네티즌들은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 광경을 보고 누가 숨을 쉴 수 있겠는가” “방역 목적으로 시민들을 가축처럼 길들이려 한다” “이건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중국 곳곳에서 이런 일은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등의 반응이 나왔다. 한 네티즌은 “미국 경찰보다 무릎 짓누르기 자세가 더 전문적”이라며 조롱하기도 했다.
논란이 커지자 싱칭구는 성명을 내고 “싱칭구는 이번 일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으며 추후 재발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영상 속 방역요원들은 격리 호텔을 통제하던 공안”이라며 “이들은 과잉 진압을 한 것에 대해 펑씨에게 직접 사과했다. 현재 관련 부처에서 팀을 꾸려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조사 결과가 나오면 법에 따라 이들을 엄중 처벌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17일 광둥성 광저우시 하이주구에서도 20대 여성 2명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방역 통제 구역 밖으로 나가려다 방역요원들에 의해 손발이 묶이고 무릎이 꿇리는 일이 있었다. 이에 광저우시는 성명을 통해 “여성 2명이 방역 규칙을 어겨 현장에 있던 방역요원들이 여러 차례 설득했지만, 협조를 거부했다”면서도 “케이블 타이로 여성을 묶는 행위는 잘못됐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