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코로나 봉쇄에 항의하는 시위가 전국으로 확산 중인 가운데, 중국의 대학생들이 ‘제로 코로나’ 정책의 공식 중단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AP통신, BBC 등에 따르면, 26~28일 중국 베이징, 광저우 등 50여 대학에서 코로나 봉쇄 해제를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로이터통신은 “톈안먼 사태 이후 중국에서 처음으로 벌어진 대규모 시위”라고 전했다.
중국 베이징대 학생들은 26일 밤 교내 소규모 시위 후 발표한 성명에서 “강제적인 행정 수단이 사람을 외면한 채 황당한 웃음거리와 비극을 낳고 있다”며 정부를 비판했다. 베이징대 시위대는 이동의 자유 보장·동선 수집 중단·코로나 검사 자율화·여론 통제 중단·코로나 데이터 공개 등 5가지를 요구했다. 이 가운데 특히 중국 정부의 여론 통제 중단과 코로나 데이터 공개를 촉구했다는 점에서 이전의 시위와 구별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베이징 칭화대에서는 학생 수백 명이 코로나 봉쇄에 항의하는 ‘백지(白紙) 시위’를 벌였다. 공안(경찰)의 제재를 피하기 위해 특정 문구를 적은 피켓 대신 빈 종이를 시위 도구로 쓴 것이다. 칭화대 학생 대표는 성명에서 “애교와 애국은 학교와 국가의 모든 조치에 동의하는 것이 아니라 옳은 일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베이징대는 1989년 톈안먼(天安門) 시위가 시작된 곳이고, 칭화대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모교라는 점에서 중국 안팎에서는 이번 시위의 향배에 주목하고 있다.
광저우대에서는 학생들이 각자의 방 앞에 서서 ‘광휘세월(빛나는 세월)’이란 노래를 부르며 항의했고, 광저우미술학원에서는 “집에 가게 해달라”고 학생들이 단체로 함성을 질렀다. 쓰촨성의 영화TV대학에서는 ‘인민’이라고 적힌 푯말을 세워 놓고 학생 집회가 열렸다. 시위를 벌이는 학생들과 대학 측의 마찰도 있었다. 난징촨메이대학에서는 지난 26일 학생들이 대규모 시위를 벌이자 학교 간부들이 나타나 “당신들은 언젠가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