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일 상하이에서 별세한 장쩌민 전 중국 국가주석의 장례가 최고 수준의 정치 의식으로 치러지고 있다. 중국에서 최고 지도자의 장례가 치러지는 것은 1997년 덩샤오핑 사망 후 처음이다. 정치 평론가 장리판은 “시 주석은 상사(喪事)를 이용해 자신의 정통성을 강조하고, 고립된 상황을 타개할 것”이라고 했다.
장 전 주석의 출관식은 1일 점심 12시 10분 상하이 유명 병원인 화둥병원에서 열렸다. 장례 절차의 시작을 알리는 의식이었다. 시신은 상하이 훙차오 공항까지 차량으로 이송됐다. 군중들은 거리에서 장 전 주석에게 작별을 고했다. 중국 국영 CCTV는 휠체어에 탄 장 전 주석의 부인 왕예핑(94) 여사의 모습도 비췄다.
장 전 주석의 시신은 전용기로 상하이에서 베이징으로 이송됐다. 오후 3시 55분쯤 전용기가 도착한 베이징 시자오 공항에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부인 펑리위안, 리커창 총리, 리창·딩쉐샹·리시 등 지도부가 흰색 조화를 가슴에 달고 맞이했다. 시 주석 일행은 세 번이나 허리를 숙여 장 전 주석에게 경의를 표했다. 안경을 쓴 장 전 주석의 모습을 선명하게 볼 수 있는 투명한 관은 운구차로 옮겨졌다. 공항에 걸린 현수막에는 검은 바탕에 흰 글씨로 “장쩌민 동지는 영원히 빛날 것이다”라는 문구가 적혔다. 이날 장 전 주석의 사망을 애도하는 조기가 게양된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도 시민들이 모였다.
장쩌민 전 중국 국가주석의 국장인 추도대회는 6일 오전 10시(한국 시각 11시)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릴 예정이다. 장례위원회는 1일 발표한 ‘제2호 공고’에서 이같이 밝히며 “추도대회는 생중계하며, 모든 지역과 부서는 당원, 간부, 대중을 조직해 시청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추도대회에서는 전 국민이 3분 동안 묵념하고, 경적을 울릴 수 있는 모든 곳에서 3분 동안 경적을 울리며, 방공 경보를 3분간 울린다”고 했다. 추도대회 당일 중국 전역과 재외공관은 조기를 게양하고 공공 오락활동은 금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