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가운데 왼쪽)이 8일 수도 리야드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에게 환영받고 있다./AP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8일(현지 시각)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앞으로 2년에 한 번씩 양국에서 번갈아가며 정상회담을 열기로 합의했다. 양국 정상이 이날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협정에 서명한 가운데, 두 나라 기업들은 녹색 에너지, 정보 기술, 물류, 의료, 건설 등 분야에서 투자 협정 34건도 체결했다. 사우디 국영 SPA통신은 “양국이 체결한 무역 협정의 총규모가 292억6000만달러(약 38조1000억원)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시 주석은 이날 회담에서 “중국은 사우디를 다극 체제의 중요 세력으로 간주하며, 사우디와의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발전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면서 “사우디와의 관계 강화를 중국의 외교, 특히 중동 외교에서 우선순위에 놓을 것”이라고 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사우디는 ‘하나의 중국’ 원칙과 중국의 반(反)테러 조치들을 지지하며 외부 세력이 인권을 내세워 중국 내정에 간섭하는 것을 강하게 반대한다”면서 “주요 20국(G20) 등 외교 무대에서 중국과 함께 각종 이슈에 대응해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했다.

시 주석은 사우디 국빈 방문 기간 동안 걸프지역, 레반트(레바논·시리아·요르단 일대), 아프리카를 아우르는 아랍연맹(AL) 소속 10여 국의 정상들과도 잇달아 만나고 있다. 9일 중국 외교부는 시 주석이 8일 압델 파타 부르한 수단 군부 지도자, 미샬 알아흐마드 알자베르 알사바 쿠웨이트 왕세자,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등과 연쇄 양자회담을 가졌다고 전했다. 9일에는 튀니지, 이라크, 모리타니, 지부티, 카타르, 코모로, 소말리아 정상들과 회담했다. 시 주석과 만난 국가들의 지도자들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지하고, 홍콩·신장위구르자치구 문제에서 중국의 입장을 지지한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신화통신 등 중국 관영 매체들은 전했다.

향후 중국과 중동 국가의 협력은 다방면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9일 중국과 걸프 국가들은 공통의 자유무역협정(FTA) 지대 창설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중국과 걸프 국가들이 공동 투자 센터와 핵 안보 센터를 창설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사우디 알아라비야방송이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