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국경 봉쇄 해제로 중국발 여행객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미국, 일본, 인도, 이탈리아, 방글라데시 등 세계 각국이 이들에 대한 입국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중국에서 코로나가 빠르게 확산하며 신종 변이 출현의 우려가 커지자 중국에 대한 입국 장벽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중국 당국은 다음달 8일부터 해외 입국자들의 시설 격리를 해제하고, 자국민에 대한 여권 발급도 단계적으로 정상화하겠다고 밝혔다.
27일 로이터통신은 미국 관료들이 공중보건 전문가, 국제 파트너들과 협의해 새로운 입국 방역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미국 행정부 관계자는 “중국의 코로나 확산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고 있어 국제사회가 우려하고 있다”면서 “미국 국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신규 방역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콩 명보는 28일 일본이 오는 30일부터 중국 본토, 홍콩, 마카오에서 출발한 항공기가 도쿄, 하네다, 오사카, 나고야 등 4개 지역의 국제공항만 이용할 수 있도록 제한했다고 보도했다. 중국발 항공기의 목적지를 제한해 중국 여행객들에 대한 관리를 수월하게 하기 위한 조치다.
세계 각국은 중국발 입국자의 코로나 검사를 의무화하고 있다. 일본과 인도는 중국에서 입국한 여행객 전원을 대상으로 코로나 검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코로나 양성으로 판정된 여행객은 격리 시설에서 머물러야 한다. 대만은 다음 달 1일부터 한 달 동안 중국 본토에서 입국한 이들을 대상으로 코로나 검사를 시행한다. 이탈리아 북부 롬바르디아주는 관할 지역 국제공항에 내달 말까지 중국발 여행객 전원을 상대로 코로나 검사를 실시할 것으로 요청했다. 말레이시아는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코로나 감염 추적과 감시를 강화하기로 했다.
셰이크 하시나 방글라데시 총리는 27일 “확진자가 증가하는 나라들, 특히 중국에서 오는 여행객에 대해 코로나 검사를 실시하라”고 각 공항에 지시했다. 제이미 바우티스타 필리핀 교통부 장관은 “중국에서 오는 여행객에 대한 코로나 의무 검사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한국도 오는 30일 중국에서 입국하는 여행객에 대한 추가 방역 조치를 발표할 예정이다. 우리 방역 당국은 최근 중국을 ‘타깃(표적) 검역국’으로 지정, 입국자 가운데 유증상자를 선별하는 발열 기준을 37.5도에서 37.3도로 낮춰 검사를 강화했다. 방역 당국은 신종 변이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중국발 유입 코로나 확진자들에 대해 바이러스의 유전적 변이를 확인하는 전장유전체 분석도 실시하고 있다.
중국 여행객들은 지리적으로 가깝고, 백신 접종 증명을 요구하지 않는 한국을 해외 여행지로 선호하고 있다. 중국 온라인 여행 사이트 ‘퉁청뤼싱’은 27일 “중국 여행객이 가장 많이 검색하는 해외 여행지는 일본·한국·태국 순”이라고 했다. 코로나 이전이던 2019년 한 해 한국을 방문했던 중국 관광객은 602만명으로, 전체 외국 관광객의 34%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