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제 기간 인파로 북적이는 중국 황산 / 웨이보

춘제(중국 설) 연휴 기간(21~27일) 중국 주요 관광지는 인산인해를 이뤘다. 고강도 방역 정책이 지난달 완화된 데다 중국 최대 명절까지 겹치면서 여행 수요가 폭발한 것이다. 이로 인해 꼼짝없이 설산에 고립되거나 관람객들끼리 부딪쳐 전시돼 있던 유물이 떨어지는 등의 황당한 사건도 발생했다.

관찰자망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지난 24일 안후이성의 대표 관광지 황산에는 3만4000여명의 관광객이 몰렸다. 2018년 이후 가장 많은 방문객 수다. 그런데 이날 황산에는 눈이 쌓인 데다 인파로 북적이면서 일부 방문객들이 반나절 동안 등산로에 갇히는 일이 발생했다. 산 정상에서 내려가는 케이블카까지 평소에는 40분 밖에 걸리지 않지만 이날은 7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현지 네티즌은 소셜미디어에 “산 정상에서 오후 12시에 하산하기 시작했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오후 7시까지 산에 갇혀 있어야 했다”고 전했다. 등산객들이 긴 줄을 지어 차례로 산을 내려오는 사진도 올라왔다. 당시 한파로 영하 15도까지 기온이 떨어져 동상에 걸린 이들도 생겨났다. 산에 고립됐던 이들은 어두워진 뒤에서야 모두 안전하게 하산했다고 한다.

같은 날 후난성 장자제도 6만여명이 방문해 하산길이 정체됐다. 일부 관광객은 밤 10시가 돼서야 산에서 내려왔다. 장자제는 다음 날 오후 4시 이후 입산을 금지하는 등 인원을 제한하기도 했다.

등산객으로 가득한 중국 황산 / 웨이보

지난 25일 쓰촨성 광한시 싼싱두이 박물관에선 관람객 두 명이 전시된 유물을 먼저 보겠다며 몸싸움을 벌이는 일도 발생했다. 당시 싼싱두이 박물관은 오전 8시에 당일 관람표가 매진될 만큼 방문객이 많았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두 사람이 전시를 먼저 보겠다고 서로를 밀치면서 진열장에 부딪쳤다. 이 충격으로 유리 진열장 안에 전시돼있던 3000여 년 전 상(商)나라 시기 청동 유물이 진열대 바닥으로 떨어졌다.

다행히 진열대가 높지 않아 유물이 훼손되지 않았다. 박물관은 “몸 싸움을 벌인 관람객들을 교육한 뒤 돌려보냈고, 유물은 정상적으로 전시 중”이라며 “재발 방지를 위해 전시관 보안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관람객들 몸싸움으로 진열대에서 떨어진 청동유물 /바이두

앞서 중국 교통운수부는 이번 춘제 기간에만 연인원 20억명이 이동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