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대만 직항 항공편이 운항하는 도시를 16곳으로 확대하기로 했다고 대만 자유시보가 9일 보도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중국에서 직항편으로 대만에 갈 수 있는 도시는 베이징·상하이·청두·샤먼 등 4곳에 불과했는데 다음 달부터 이를 늘린다는 것이다. 코로나 이전에는 70여 곳에 달했다.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은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간 직항의 전면 회복을 위한 선제적 조치”라고 밝혔다.
최근 중국이 대만에 우호적인 조치를 이어가면서 악화 일로였던 양안 관계가 긴장 완화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중국은 지난달 수입 금지 조치를 내린 대만 식품 기업 가운데 63곳을 금수 대상에서 제외했다. 지난 5일에는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가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올린 홍보 영상을 통해 대만을 상징하는 ‘금문주창(金門酒廠·진먼고량주 공장)’ 문구가 새겨진 술잔으로 건배하는 장면을 공개했다.
8일에는 중국에 우호적인 대만 국민당의 샤리옌 부주석 일행이 중국을 방문했다. 지난해 10월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 이후 중국과 대만의 당 대 당(黨對黨) 교류를 재개한 것이다. 샤 부주석은 17일까지로 예정된 방중 기간에 중국의 신임 대만 정책 사령탑인 쑹타오 중국공산당 대만공작판공실 주임도 만날 예정이다.
이 같은 중국의 태도 변화에 대해 대만 총통 선거를 앞두고 반중(反中) 여론을 잠재우려는 중국의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당이 지난해 11월 지방선거에서 압승했고, 지난달 여론조사에서도 높은 지지율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대만을 자극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이 대만 압박 수위를 언제든 다시 높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케빈 매카시 미 하원 의장이 예정대로 대만을 방문하면 중국 해군과 공군이 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 하원 의장의 대만 방문 때보다 큰 규모로 군사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대만 자유시보는 9일 마이클 매콜 미국 하원 외교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미 의원단이 4월 중 대만을 방문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