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당대회를 끝으로 중국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최고 지도부)에서 물러난 한정(69) 부총리가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전체회의 개막식에서 지도부석에 나타났다. 한정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앉은 둘째 줄에서 리커창·리잔수·왕양 전 상무위원과 리창(서열 2위)·왕후닝(4위) 상무위원 다음 자리에 앉아 있었다. 차기 전인대 상무위원장으로 내정돼 앞줄에 있던 자오러지(3위) 상무위원을 제외하면 차이치와 딩쉐샹, 리시 등 다른 3명의 상무위원보다 서열이 앞선 것이다.
홍콩 매체들은 한정이 10일 전인대에서 치러지는 선거에서 차기 부주석에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왕치산도 상무위원에서 물러났다가 2018년에 부주석으로 복귀한 전례가 있다. 그러나 왕치산은 5년 부주석 임기 동안 7명의 상무위원 뒤에 앉았기 때문에 한정이 더 높은 대우를 받는다는 분석이다. 시진핑 주석이 장쩌민 계열의 ‘상하이방’ 출신인 한정을 부주석에 올린 것은 일종의 균형 잡기란 평가도 나온다. 다만 한정은 시진핑이 중용하는 실용주의자에 가깝다는 평가다.
전인대 개막식을 앞두고 중국은 대만과 홍콩에 대한 관리·압박에 나섰다. 대만연합보에 따르면 지난 3일 대만 주변에서 중국군 군용기 24대와 군함 4척이 탐지됐다. 중국 젠16·젠11·젠10 전투기 등은 본토와 대만의 경계선인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거나 대만 서남부 방공식별구역에까지 진입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일에도 대만 국방부는 중국 군용기 21대가 방공식별구역에 진입했다고 발표했다. 대만 정부는 5일 “중국은 대만인들이 중화민국의 주권, 민주주의, 자유를 고수하는 것을 존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홍콩에서는 2020년 홍콩 국가보안법 시행 이후 3년 만에 허가된 민간 시위가 돌연 취소됐다. 홍콩여성노동자조합은 5일 세계 여성의 날(8일)을 앞두고 노동권 등 여성 권리와 성 평등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 예정이었으나 취소했다. 시위 취소가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와 관련 있다는 의혹에 대해 홍콩 경찰은 “일부 폭력 단체가 집회에 참가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