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개막식에서 홍콩 1인자를 격려했다.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의 업무보고에서는 홍콩 통제와 관련된 내용이 대폭 줄었다. 중국이 홍콩보안법 시행 등으로 홍콩에 대한 통제 목표를 상당 부분 달성했다고 자평하고, 압박 수위를 낮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5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전인대 연례회의 개막식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퇴장 직전에 존 리 홍콩 행정장관에게 따로 인사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6일 “개막식 끝에 시진핑이 존 리에게 손을 흔들자 존 리는 두 손을 모아 답했다”면서 “시진핑이 존 리의 홍콩 정치 안정 성과를 공개적으로 인정한 것으로 해석되는 행동”이라고 했다.
정협과 전인대 개막식의 업무 보고에서는 홍콩 관련 내용이 전년 대비 대폭 줄어들었다. 홍콩 명보는 “중국이 홍콩 지역에 대한 우려가 사라지면서 따로 언급할 필요가 없다고 여긴 것”이라고 분석했다. 4일 정협 개막식에서는 왕양 정협 주석이 업무 보고의 ‘향후 계획’에서 홍콩 관련 내용을 아예 언급하지 않았다. 5일 리커창 총리 또한 전인대 업무 보고에서 지난 5년간 홍콩 통제·관리에 관련한 원고 한 단락을 통째로 읽지 않았다. 여기에는 ‘헌법과 기본법에 따라 특구(特區)에 대한 전면 관리를 효율적으로 실시했다’, ‘홍콩보안법 제정·시행으로 애국자 치항(홍콩 통치) 원칙을 실현했고, 홍콩이 혼란(亂)에서 통치(治), 통치에서 부흥(興)으로 가는 새로운 시기를 맞이하게 됐다’, ‘’웨강아오(粤港澳, 광둥·홍콩·마카오) 빅베이(big bay)’ 건설을 심층 추진했다’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다만 중국은 홍콩이 ‘현상 유지’에 힘 써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리커창의 업무보고에서는 작년과 다르게 ‘헌법과 기본법이 확정한 특구의 질서를 유지하고 보호해야 한다’는 문구가 포함됐다. 올해 취임한 홍콩 주재 연락판공실(중련판) 주임 정옌슝(鄭雁雄)은 5일 오후 홍콩 지역 전인대 대표들과 가진 회의에서 “홍콩이 일국양제 시스템의 이점을 최대한 활용하려면 ‘일국’을 단호히 수호해야 한다”면서 “홍콩은 다시는 방향을 잘못 잡아 스스로를 혼란스럽게 하면 안 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