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초청으로 20일부터 22일까지 러시아를 국빈 방문한다고 중국 외교부가 17일 밝혔다. 시진핑이 최근 폐막한 양회에서 집권 3기를 공식 출범시킨 이후 해외 국가 중 러시아를 가장 먼저 방문하는 것이다. 시진핑은 방러 기간에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개최할 예정이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시진핑 주석은 이번 러시아 국빈 방문에서 양국 관계와 주요 국제·지역 현안에 대해 푸틴 대통령과 깊이 있는 의견을 교환할 계획”이라며 “양국의 전략적·실무적 협력을 촉진하고, 양국 관계 발전에 새로운 동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했다. 또한 “시진핑 주석은 평화를 위해 가는 것”이라며 “중국은 우크라이나 문제에서 언제나 평화의 편, 대화의 편, 역사적으로 올바른 편에 섰다. 중국은 객관적이고 공정한 입장을 견지해 화해를 권하고 대화를 촉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진핑의 러시아 방문은 양국 수교 70주년이었던 2019년이 마지막이었다. 양국 정상이 가장 최근 정상회담을 한 것은 작년 9월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 회의가 열렸을 때였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은 시진핑이 푸틴과 만난 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화상 회담을 해 종전 중재에 나설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시진핑의 이번 방문으로 미국의 전방위 봉쇄에 맞선 중·러의 협력 방안이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서방 언론들은 시진핑이 방러 기간에 중국의 살상용 무기 제공 합의를 타결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다만 중국 외교부는 이날 이러한 우려를 부정하며 “군수품 수출에 대해 중국은 늘 신중하고 책임감 있는 태도를 취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그동안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중립적인 중재자’를 표방해 왔지만, 최근에는 러시아와 협력을 강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환구시보는 17일 중국 베이징과 러시아 모스크바를 잇는 중국·유럽 국제 화물열차 노선이 신설됐다고 보도했다. 전날 오전 베이징 핑구마팡역에서 자동차 부품, 가전제품 등을 싣고 출발한 열차가 중국 네이멍구, 러시아 예카테린부르크 등을 거쳐 모스크바에 도착할 예정이다. 환구시보는 “이번 열차 운행은 일대일로의 확장을 의미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