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총통부는 21일 차이잉원 총통이 이달 29일부터 열흘 동안 중미 국가 과테말라와 벨리즈를 방문하는 과정에서 미국 뉴욕과 로스앤젤레스를 경유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1월 춘제(春節·중국 설) 연휴 첫날 타이베이 시내 절을 찾은 차이잉원./로이터 연합뉴스

반중(反中) 성향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이달 말 방미 계획을 발표했다. 중국에 우호적인 마잉주 전 대만 총통이 이달 27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중국 본토를 방문할 예정인데 비슷한 기간에 미국에 가겠다고 밝힌 것이다.

21일 대만 총통부는 차이잉원이 29일부터 열흘 동안 중미 과테말라와 벨리즈를 방문하고, 이 과정에서 미국 뉴욕과 로스앤젤레스를 경유한다고 밝혔다. 이 일정에 따르면 차이잉원은 30일에 뉴욕, 다음달 5일에 로스앤젤레스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차이잉원은 2016년부터 2019년까지 매년 경유 형식으로 미국을 방문했다.

차이잉원의 미국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과 회동할 가능성이 높다. 외신들은 차이잉원이 로널드레이건재단 초청을 받아 캘리포니아 남부 레이건 도서관에서 연설하고, 이곳에서 매카시 하원의장을 만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은 차이잉원의 미국 방문에 강하게 반발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대만 지도자가 경유한다는 것은 거짓이고, 대만 독립 선양이 실제 목적”이라며 “우리는 어떤 형식의 미국과 대만의 공식 왕래도 반대하고, 대만 지도자가 어떤 이유로도 미국에 가는 것을 반대하며,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위반해 대만 당국과 접촉하는 것을 반대한다”고 했다.

미국 정부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차이잉원이 경유 방식으로 미국을 방문하는 것을 대만 해협에서 위협 수위를 높이기 위한 명분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