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난화개(春暖花開·꽃이 피는 봄이 온다)의 계절에 오신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친강 중국 외교부장이 수도 베이징에서 열리는 중국판 다보스포럼인 ‘중국발전고위층포럼(CDF)’을 계기로 미국 기업인들을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하며 “중·미 관계는 꽃샘추위(春寒料峭·이른 봄의 일시적인 추위)를 겪고 있다”고 했다. 코로나 방역 3년으로 위태로워진 중국 경제를 살리기 위해 외국 투자자·기업들에 우호적인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친강은 중국을 방문한 크레이그 앨런 미·중 무역 전국위원회(중국 내 미국 기업 대표 단체) 회장 등 미국 재계 인사 10여 명과 25일 회동한 자리에서 “미국 기업이 대중 투자를 늘리고 중국에 뿌리내리는 것을 환영한다”면서 “중국은 미국 등 세계 각국의 기업을 위해 더 나은 비즈니스 환경을 제공하길 원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 경제·사회는 이미 ‘재시동’ 버튼을 눌렀고, 강한 회복세를 보인다”고 했다.

미국의 대중 기술·공급망 봉쇄에 대해서는 “중국에 대한 억제와 탄압을 멈춰야 한다”면서도 “중·미 관계가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건전하고 안정적인 궤도로 돌아가길 희망한다”고 유화적인 표현을 썼다. 양회(兩會) 당시 “미국이 브레이크를 밟지 않으면 충돌할 것”이라고 말했던 것과 비교하면 우호적인 분위기로 돌아선 것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최측근인 딩쉐샹 국무원 상무(수석) 부총리 또한 26일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열린 CDF 기조연설에서 “대외 개방은 중국의 필수적인 국가 정책”이라면서 “상품과 서비스 수입을 적극 확대하겠다”고 했다. 한원슈 중국 공산당 중앙재경위원회 판공실 부주임 또한 전날 행사 연설에서 “중국은 외부 압박을 내부 동력으로 바꾸고, 위기를 기회로 만들 것”이라면서 “중국은 글로벌 산업망과 공급망의 믿을 만한 제공자”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