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항저우에서 목격된 알리바바그룹 창업자 마윈. /연합뉴스

중국 당국을 비판한 후 해외를 떠돌던 마윈(59) 알리바바 창업자가 본국으로 돌아왔다고 중국 경제 매체 커촹반일보가 27일 보도했다. 마윈은 최근 알리바바 본사가 있는 항저우시에서 장융 알리바바 회장과 함께 차를 탄 모습이 시민들에 의해 목격됐다.

마윈은 2020년 10월 상하이의 한 포럼에서 “중국 당국의 금융 규제가 혁신을 질식시킨다”는 취지의 비판 발언을 한 뒤 공개 석상에서 모습을 감췄다. 중국 당국은 마윈의 발언 직후 알리바바 산하 핀테크 기업인 앤트 그룹의 홍콩·상하이 주식시장 상장 절차를 중단시켰고, 알리바바에 대해 반독점 조사를 벌여 3조45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중국 당국의 압박 속에 두문불출하던 마윈은 2021년 10월 중국 본토를 떠나 일본, 싱가포르, 미국, 이스라엘, 호주 등을 전전했다. 지난 1월엔 앤트그룹의 지배권도 내려놓았다.

자신이 세운 학교 방문 - 27일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오른쪽에서 둘째)이 중국 항저우시에 자신이 건립한 윈구 학교를 방문해 교직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SCMP 홈페이지

중국에 돌아온 마윈은 당분간 경영 일선에 복귀하지 않고 공익 활동을 하면서 이미지 회복에 힘쓸 가능성이 크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소식통을 인용해 “마윈은 항저우에 자신이 세운 학교부터 방문했다”고 전했다. SCMP는 마윈이 학교에서 교사, 학생들과 교육 문제, 챗GPT 기술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마윈의 귀국은 중국이 2021년부터 2년 넘게 이어온 ‘빅테크 때리기’가 일단락됐다는 신호라는 평가다. 중국 당국이 주요 IT 기업에 대한 통제력을 충분히 확보한 상황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경제 활성화가 시급해지자 빅테크들을 겨냥했던 사정 칼날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중국 인터넷 산업 규모는 5조4800억위안(약 1040조원)에 달하고, 이는 국내총생산(GDP)의 30%를 차지한다.

하지만 빅테크들이 과거와 같은 활력을 되찾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중국 빅테크가 정부 눈치를 보면서 사업에 대한 결정을 내려 혁신 속도가 느려질 것이란 예상이다. 미·중의 첨예한 갈등 속에 많은 중국 대기업들이 해외시장에서 퇴출당하고 있는 것도 악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