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의 합종연횡이 숨 가쁘게 진행되는 가운데 중국이 자국을 찾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극진히 대접하는 등 이례적인 밀착 행보를 보였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6일 이미 한 차례 만찬을 진행한 마크롱과 광저우에서 다시 만나는 등 각별히 환대하며 경제협력이란 ‘선물 보따리’를 풀었고, 마크롱은 시 주석에 대한 덕담으로 화답했다.
7일 중국 관영 인민일보에 따르면 중국과 프랑스는 이날까지 이틀간 이어진 회담 후 발표한 성명에서 “양국은 중국 항공사가 에어버스 항공기 160대를 구매하는 ‘대량 구매 합의’에 도달한 것을 환영했다”고 밝혔다. 또 “프랑스산 돼지고기 제품에 대한 시장 접근 보장, 15개 돼지고기 수출 대행업체의 중국 등록 승인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고 했다. 앞서 5일 마크롱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 러시아 등) 모두를 협상으로 돌아오게 하는 데 당신(시진핑)을 의지할 수 있음을 안다”고 했었다.
이날 성명에는 이처럼 중국이 프랑스에 경제적 이득을 안겨주는 내용이 다수 포함됐다. 에어버스 160대 판매는 2019년 중국이 이 회사로부터 300대의 항공기를 사준 데 이어 가장 큰 거래가 될 전망이다. 또한 세계 최대 돼지고기 수입국인 중국 시장의 개방은 프랑스 축산업계에 큰 변혁점이 될 수 있다.
마크롱이 경제적 선물을 잔뜩 안고 귀국 비행기를 타게 됐다면 시진핑은 정치적 명분을 받아들었다. 성명은 “양국은 다극화(多極化)된 세계에서 유엔을 중심으로 한 다자 국제 시스템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서 다극화란 중국과 러시아 등 반(反)서방 국가들이 미국만을 중심으로 한 국제 정세를 비판할 때 쓰는 표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