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국빈 방문하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상하이에 있는 화웨이 혁신센터를 방문하기로 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1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룰라 대통령은 12일 상하이에 도착해 나흘간의 방중 일정을 시작한다. 그는 13일 화웨이의 연구개발(R&D) 거점인 혁신센터를 방문할 것으로 전해졌다.
화웨이는 중국을 대표하는 이동통신 인프라 업체다. 스마트폰, TV, PC 등 다양한 전자제품을 만든다.
미국은 화웨이를 각국 통신망에 ‘백도어(인증을 받지 않고 망에 침투할 수 있는 수단)’를 심어 도·감청을 하고 기밀정보를 빼내는 사실상 중국 정보기관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2020년 9월 자국 기업은 물론 미국산 장비를 사용해 부품을 생산한 외국 업체들도 화웨이에 제품을 공급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이 국가 안보를 핑계로 중국 기업을 부당하게 탄압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룰라가 화웨이 혁신센터를 방문하는 것은 중국 입장에선 자국의 정보기술(IT)을 세계에 보여줄 기회가 될 전망이다. 룰라는 첨단 기술 분야에서 패권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중 양국 중 어느 편에도 서지 않겠다는 다자주의 외교의 의지를 보여줄 수 있다.
미국은 이런 상황이 달가울 리 없다. 블룸버그는 이번 화웨이 방문을 두고 “중국이 미국을 화나게 할 수 있는 룰라 대통령의 화웨이 혁신센터 방문을 계획 중”이라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룰라가 이번 방중으로 제2의 마크롱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앞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중국을 방문한 후 유럽이 미중 패권전쟁에서 중립을 지켜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 친중(親中)으로 여겨질 수 있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250여 명의 대표단과 함께 중국을 방문하는 룰라는 상하이에서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신개발은행(NDB) 본부 등에 방문하고, 14일엔 시진핑 중국 주석과 정상회담을 한 뒤 15일 귀국할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