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국경을 맞댄 중국 단둥에서는 올해 하반기에 북·중 트럭과 열차 운행이 정상화 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평양과 직통할 수 있는 단둥~신의주 도로 개방과 이 구간의 열차 운행 확대가 관건이다.
19일 북·중을 오가는 열차가 화물을 적재·하역하는 단둥의 한 기차역에서는 ‘DF(둥펑)5-2002′ 기관차를 볼 수 있었다. 북한에서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중국산(産) 열차다. 앞서 이 기종으로 추정되는 열차가 북한 신의주에서 북중우의교의 철길을 건너는 모습이 찍힌 사진이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등에 올라왔다. 역 내부의 파출소에서는 중국 경찰 5~6명이 수시로 나와 역사 진입구 등 주변을 감시했다. 이튿날에는 역 안에 가득 쌓인 화물이 확인됐다.
북한을 오가는 화물 트럭이 세관 업무 전에 거쳐야 하는 단둥 화위안 물류센터 주변은 생기를 되찾았다. 20일 물류센터 안에는 승용차 몇 대만 세워져 있었지만, 인근 도로 양 옆의 물류 회사들은 대부분 영업 중이었다. 한 물류 회사 직원은 “북·중 국경이 닫혀 있는 동안 단둥의 물류 회사 상당수가 문을 닫았다”면서 “최근 북·중 육로가 다시 열린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회사들이 영업을 재개하고 있다”고 했다.
중국의 대북 사업가들은 최근 북한 무역상들로부터 안부 전화를 받고 있다. 지린성의 한 중국인 사업가는 “곧 북·중 국경이 열릴 것을 대비해 북한 무역상들이 인적 네트워크 관리에 나선 것”이라고 했다.
중국 단둥과 북한 신의주를 잇는 새로운 다리인 압록강대교의 개통 가능성도 다시 주목 받고 있다. 중국의 한 매체는 23일 ‘중국이 22억 위안(약 4300억원)을 단독 투자한 압록강대교, 8년 동안 왜 안 열렸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북한은 중국의 호의를 외면하지 말고 다리를 빨리 개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압록강대교는 2009년 방북한 원자바오 당시 중국 총리가 제안해 건설된 길이 3㎞의 다리다. 북·중 경제 협력의 상징으로 여겨졌지만, 2014년 완공 이후 북한 측 거부로 개통되지 않고 있다. 2020년 북한이 다리와 연결되는 도로를 지었지만, 북측 세관 등 무역을 위한 필수 시설은 여전히 들어서지 않은 상태다. 19일 압록강대교와 연결된 중국 측의 세관 시설과 대형 오피스 건물인 ‘궈먼빌딩’은 외벽이 떨어져 나가거나 창문이 깨져 있었다.
단둥 소식통은 “5월에 북중 국경이 완전히 열린다는 소문이 있지만,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7~8월쯤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작년 9월 신의주와 단둥을 오가는 화물 열차 운행이 재개됐지만, 기관차와 연결된 화차는 10~12량으로 코로나 이전(50량 이상)의 5분의 1 수준이다. 운행 횟수도 일주일에 한 번 꼴인 것으로 파악된다. 올해 1월에는 북한 나진과 중국 훈춘을 연결하는 화물트럭 운행이 재개됐지만, 코로나 이전의 육로 운송 규모에 크게 못 미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