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막말’로 악명을 떨친 주프랑스 대사의 본국 소환을 검토하면서 거친 언사로 상징되는 중국식 ‘전랑(戰狼·늑대 전사) 외교’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랑 외교는 서방 국가들이 거친 중국식 외교를 일컫는 용어다. 호랑이·사자·표범 등 더 사납고 무서운 동물도 많은데, 왜 하필 늑대일까.
중국 외교를 ‘전랑’에 빗댄 첫 주요 언론은 독일 슈피겔이었다. 2020년 12월 중국의 외교 행태를 비판하며 사용했다. 2015년 나와 중국에서 공전의 흥행을 거둔 ‘국뽕(맹목적 애국)’ 영화 이름이 ‘전랑’이어서 이를 인용해 썼다. 근육질 주인공이 중국의 국익을 지키기 위해 국내외 적과 싸우는 액션 영화다. 포스터엔 ‘중국에 죄를 저지른 자는 멀리 있어도 반드시 단죄한다’고 쓰여 있는데, 슈피겔은 중국이 이 정도로 자국의 이익만 거칠게 챙긴다고 비꼬는 뜻으로 ‘전랑’을 썼다.
그런데 당시 중국 외교관들은 역으로 ‘전랑’을 영광으로 받아들였다. 멋진 애국자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화춘잉(華春瑩) 당시 외교부 대변인은 “서방은 늑대나 호랑이처럼 잔인하고 흉악한데 중국만 침묵하는 어린 양으로 있어야 한단 말인가”라고 반박하며 차라리 기개 있는 늑대가 되겠다고 천명했다. 하지만 최근엔 기류가 미묘하게 바뀌어, 중국은 서방의 공격에 적극적으로 반격하는 늑대가 아니고, 자신을 지키기 위한 방어를 할 뿐이라는 발언이 중국 지도부에서 종종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