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유인 우주선 선저우 16호에 탑승한 우주비행사 징하이펑(오른쪽), 주양주(가운데), 구이하이차오. /AFP 연합뉴스

중국이 작년 11월 독자적인 우주정거장 ‘톈궁(天宮)’을 완공한 이후 군(軍) 경력이 없는 과학자까지 우주선에 실어 보냈다. 2045년까지 우주 최강국이 되겠다며 ‘우주 굴기’를 내세우고 있는 중국의 도전이 거세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미국, 러시아, 인도 등 우주 강국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중국 국가항천국은 30일 오전 9시 31분(한국 시각 10시 31분) 간쑤성 주취안 위성발사센터에서 유인우주선 선저우 16호를 ‘창정 2호-F야오’ 로켓에 실어 발사했다. 센터 측은 로켓을 쏘아올린 후 18분이 지난 오전 9시 49분 “발사는 원만하게 성공했다”고 선언했다.

이번 발사는 중국이 우주정거장 본격 활용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국의 우주 정거장 임무는 ‘기술 검증, 궤도 건설, 응용·개발’ 3단계로 나뉘는데, 선저우 16호는 정거장 사용 준비를 마치고 ‘응용·개발’ 단계에 진입한 상황에서 처음으로 보내진 우주선이기 때문이다. 지난 2월 중국 유인우주공정판공실은 “매년 유인우주선 2대와 화물우주선 1∼2대를 톈궁으로 발사하겠다”고 밝혔다.

30일 오전 중국 국영 CCTV에서 선저우 16호 발사 장면을 중계하고 있다./CCTV 캡처

중국은 이번 발사에서 사상 최초로 인민해방군 소속 우주비행사가 아닌 민간인을 태워 보내기도 했다. 우주 탐사 본격화를 위해 다양한 배경의 전문가들을 우주로 보내기 시작한 것이다.

선저우 16호에는 선저우 7·9·11호 비행에 참여했던 베테랑 징하이펑, 인민해방군 장교 출신 주양주 외에도 36세의 과학자 구이하이차오가 타고 있다. 구이하이차오는 베이징항공항톈대학 교수로, 페이로드(payload·발사체 적재 화물) 전문가다. 중국신문망은 “구이하이차오는 2018년 ‘중국 제3차 우주비행사 모집’에서 발탁돼 민간인 신분으로 우주 비행 자격을 얻게 됐다”고 했다. 구이하이차오는 우주에 체류하는 동안 일반 상대성 이론 검증, 생명 기원 탐구 등 과학 연구를 주도할 예정이다.

중국 국영 CCTV는 중계 영상에서 구이하이차오가 우주선 안에서 차분히 앉아 정면을 응시하거나 창밖을 내다보는 모습을 집중적으로 보여줬다. 중국 매체들은 “대학교수가 우주인으로 변신했다”는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30일 중국 간쑤성에서 발사 성공한 중국의 선저우 16호./EPA연합뉴스

중국의 우주 굴기는 작년 11월 1일 독자적인 우주정거장인 톈궁 완공 이후 속도를 내고 있다. 그 전까지 지구 위에는 미국·러시아가 공동 운영하는 국제우주정거장(ISS)이 유일했는데, 중국이 자국 우주정거장을 구축하며 새로운 우주 강자로 부상했다. 지상 400㎞에 떠 있는 톈궁은 본체 1개와 2개의 실험실로 구성된 T자형이다. 여기에 지구를 오가는 유인우주선과 화물우주선이 연결된다.

중국은 작년 11월 30일 텐궁에 첫 ‘교대 우주인’을 보냈다. 톈궁에서 ‘순환 근무’를 통한 독자 우주 실험이 가능하다는 점을 입증한 것이다. 여기에 선저우 16호까지 발사 성공하면서 향후 톈궁으로 향하는 중국 우주인이 빠르게 늘어날 전망이다. 하반기에는 대형 우주망원경 ‘쉰톈(巡天)’이 톈궁에 ‘배송’될 계획이다. 쉰톈은 길이 14m, 최대 직경 4.5m의 대형 망원경으로, 허블 망원경처럼 자외선·가시광선·적외선 영역에서 우주를 관측할 수 있다. 린시창 중국 유인우주공정판공실 부주임은 “오는 2030년까지 중국인의 첫 달 착륙을 실현하는 것이 목표”라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