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이 최근 한·중·일 교류 행사에서 세 나라의 인종적 공통점을 강조하며 “아무리 머리를 노랗게 염색하고 코를 뾰족하게 다듬어도 서양인이 될 수 없다”고 말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5일 대만의 지상파 방송사인 중화 텔레비전(CTS) 보도 등에 따르면, 지난 3일 한·중·일 3국 협력사무국(TCS)이 중국 산둥성 칭다오에서 개최한 ‘3국 협력 국제포럼(IFTC)’에 참석한 왕 위원은 개막식에 앞서 진행된 내빈 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지난 3일 중국 산둥성 칭다오에서 열린 ‘한중일 3국 협력 국제포럼(IFTC)’ 내빈 간담회에서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이 "아무리 머리를 노랗게 염색하고 코를 뾰족하게 다듬어도 서양인이 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대만CTS

“우리 중·일·한 친구들이 미국에 가면, 그들은 중국과 일본, 한국의 차이를 구분하지 못합니다. 그렇죠? 그들은 구분을 못하죠. 유럽에 가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아무리 머리를 노랗게 염색하고 코를 뾰족하게 다듬어도 유럽·미국·서양인이 될 순 없습니다. 그렇죠? 우리는 우리의 뿌리가 어디에 있는지 알아야죠.”

CTS는 왕 위원의 이 같은 발언을 전하면서 “인종차별적인 발언으로 간주될 수 있다” “기가막힌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은 트위터에 왕 위언 발언 영상을 올리고 “오랜만에 본 중국 ‘외교관’의 인종차별적 발언이다. 부끄럽다”고 적었다. 중국 네티즌 사이에서도 “수준 낮은 발언”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5일 열린 중국 외교부의 언론 정례 브리핑에서도 왕 위원 발언의 문제를 지적하는 질문이 나왔다. AP통신에 따르면, 왕원빈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한 외신 기자가 ‘왕 위원의 관련 발언이 인종차별 비판을 일으킨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문하자 “우리는 그러한 반응에 전혀 동의할 수 없다”고 답했다. 그러나 외신 기자와 왕 대변인의 이런 질의 응답은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에 공개된 정례 브리핑 발표문에서는 빠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