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정상이 18일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정상회의를 열고 안보 협력 강화에 합의한 데 대해 중국 당국자 및 관영 매체가 강도 높은 비난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20일 ‘신화시평(新華時評)’에서 “미국·일본·한국의 정상이 회담을 갖고 3국 군사 등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공언하며 의도적으로 ‘중국 위협’이란 거짓말을 퍼트리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 주도로 3국은 폐쇄적이고 배타적인 지정학적 ‘작은 패거리’를 만들었다. 3국은 표면적으론 안보 수호를 명분으로 삼았지만 실제로는 각자의 목적을 위해 서로를 이용한다”고 했다. 또 한·미·일 정상회의에 대해 “지역의 전략적 안보를 해치며 아시아·태평양의 평화·안정·번영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화통신은 이어 “캠프 데이비드에서 발산한 냉전의 기운에 전 세계가 한기[寒意]를 느끼고 있다”며 “미국이 조장하는 신냉전에 한국이 휘말리면 한반도 주변의 안보 위험이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고, 한국의 안보는 더욱 불안정해질 것”이라고 비난했다. 신화통신은 평론 말미에 한국을 ‘미국의 바둑돌’이라고 표현하면서 “미국은 아시아·태평양을 교란하려는 시도를 포기하고, 한국과 일본은 미국 패권의 바둑돌이 되지 않길 바란다”고 전했다.
20일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외교 사령탑인 왕이 중국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은 전날 베이징에서 돈 쁘라뭇위나이 태국 부총리 겸 외교장관을 만나 “역외 세력이 남중국해에서 진영 대결과 냉전적 사고를 부추겨 어렵게 얻은 평화와 안정 국면을 파괴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이러한 발언은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남중국해 문제 관련, 중국을 국제 질서를 저해하는 주체로 명시한 것에 대한 대응으로 해석된다. 앞서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8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을 겨냥해 “그 어느 나라도 다른 나라의 안보 이익을 희생하거나 지역의 평화·안정을 훼손하는 대가로 자신의 안전을 지켜선 안 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