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 로고./AFP 연합뉴스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놓인 중국 최대 민간 부동산 업체 비구이위안(碧桂園·영문명 컨트리가든)이 7000억원 규모 채권의 상환 기한 연장 승인을 받았다. 비구이위안이 발등의 불은 껐지만, 앞으로 갚아야 할 채권 원리금이 2조9000억원에 달해 도산 우려는 여전한 상황이다.

2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채권단은 전날 표결을 거쳐 비구이위안의 39억 위안(약 7090억원)짜리 사모채권 상환을 유예하는 결정을 내렸다. 앞서 회사 측은 4일 만기가 돌아오는 이 채권의 상환 기한을 2026년으로 연장하는 방안을 채권자들에게 제안하고, 40일의 거치 기간도 부여해 달라고 요청했다.

표결은 지난달 25일로 예정됐다가 31일로 미뤄졌고, 다시 1일 오후 10시(한국 시각 오후 11시)로 연기됐다. 비구이위안이 채권자들의 지지를 끌어내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표결 시기가 늦어졌던 것으로 보인다. 채권 상환 유예가 승인되려면 채권 액면가 절반 이상 보유자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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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의 이번 결정으로 급한 불은 껐지만 비구이위안의 유동성 위기는 여전하다. 비구이위안이 막아야 할 채권 원리금 총액은 157억200만위안(약 2조8600억원)에 달한다. 다음달과 연말, 내년 초까지 대형 채권들의 만기가 줄줄이 도래하고, 지난달 7일 지불하지 못한 달러 채권 2종의 이자(2250만달러)도 한 달의 유예 기간이 곧 끝난다. 비구이위안은 지난 30일 공시에서 올해 상반기에 489억 위안(8조90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난달 31일 비구이위안의 신용등급을 디폴트 임박 상태인 ‘Ca’로 강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