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5세대 스텔스 전투기 J-20 생산량이 올해 말까지 최대 250기에 달하리라는 전망이 나온 가운데, 미 태평양공군 사령관인 케네스 S 윌스바흐 대장은 “J-20는 이 시점에서 지배적인(dominating) 항공기가 되지 못한다”고 평가절하했다.
13일 미국의 군사전문 인터넷 매체인 워존(Warzone)에 따르면, 윌스바흐 사령관은 최근 미국 워싱턴 DC 교외에서 열린 항공ㆍ우주군협회 연설에서 “중국인들이 카피(copying)하는 데는 능하지만, 그 항공기의 기술 대부분은 우리에게서 훔쳐간 것”이라며, “우리가 보유한 것들[F-22 랩터ㆍF-35 라이트닝]과 비교할 때에, 이 시점에서 J-20는 지배적인 항공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윌스바흐는 또 “중국과 미국 전투기를 종종 1대1로 비교하지만, 이런 비교는 미 공군의 훈련 강도나 미국이 우방국ㆍ파트너국가들과 연합 훈련을 하는 상호 운영성을 배제하는 것”이라며 “우리가 한국을 비롯한 우방국들과 갖는 고도의 훈련 수준을 고려한다면, 중국은 매우 큰 열세에 놓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우방국들의 전투기 능력이 J-20의 어떠한 잠재적 위협도 대응할 수 있으며, 반대로 중국 전투기는 이런 고(高)위험 시나리오 훈련에 대응할 수 없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윌스바흐 사령관은 “중국인들이 중국 대 미국의 싸움으로 본다면 그들 식(式)의 산수는 꽤 쉽겠지만, 중국 대 미국 플러스 다른 우방국들의 대결로 본다면 그들의 산수는 매우 풀기 어려워진다”며, 미국이 우방국ㆍ파트너 국가들과 실시하는 다국적 연합훈련인 탤리스먼 세이버(Talisman Sabre), (알래스카와 미 본토 방어용인) 노던 엣지(Northern Edge), 밸리언트 쉴드(Valiant Shield), 피치 블랙(Pitch Black) 등의 복잡하고 높은 훈련 수준을 강조했다.
그는 “과거에는 많은 나라가 참여할 수 있게 훈련 수준을 낮췄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며 “이 훈련에 참여하려는 국가는 고도의 작전 수행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윌스바흐 사령관은 또 “타이완으로서는 J-20를 막을 방공망을 갖춰야 하지만, J-20의 용도는 제한적이며 더 큰 위협은 타이완을 폭격할 수 있는 중국의 H-6 폭격기와 탄도ㆍ크루즈 미사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내가 타이완이라면, 이 시점에서 J-20에 지나치게 우려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윌스바흐와 미 공군 참모총장인 찰스 Q 브라운 대장은 작년 같은 행사에도 J-20에 대해 “중국이 이 전투기를 어떻게 운용하는지 면밀히 관찰해야 하지만, 밤잠을 설칠 대상은 아니다”라고 일치된 의견을 보였다.
미국은 현재 차세대 제공권(NGADㆍNext Generation Air Dominance)이란 프레임 속에서 6세대 유인 전투기와 다양한 무인 항공기 플랫폼, 첨단 센서, 무기, 전투관리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한편, J-20 전투기는 중국이 1990년대 개발을 시작해 2008년 이후 쓰촨성의 항공기 제조사인 청두 항공기공업그룹(CAC)이 제조하는 5세대 전투기로, 미국의 F-22와 F-35에 맞서기 위해 개발된 것이다. 올해 안으로 전체 생산량은 200~250기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J-20는 애초 러시아가 개발한 엔진을 사용해 생산되다가, 2021년에 중국이 개발한 WS10 엔진으로 교체되면서 주요 업그레이드를 거쳤다. 이후 아시아 지역에 한국(40기)ㆍ일본(147기)ㆍ싱가포르(12기)를 중심으로 F-35 전투기 배치가 확대되면서, 중국은 작년 가을부터 J-20 생산에 박차를 가했다. 일본에는 미 공군의 F-22, F-35 전투기가 별도로 배치돼 있다.
미국이 현재 운용 중인 F-35 전투기는 500기가 넘는다. 미 공군ㆍ해군ㆍ해병대의 보유 목표는 2455기다. 제조사인 록히드 마틴 사의 연간 생산량은 156기이나, 올해는 100~120기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앞서 1996~2011년 F-22를 생산했으나, 생산 및 운영 비용이 대당 2억2800만 달러(약 3022억 원)에 달하는 이 최강의 전투기에 필적할만한 경쟁 전투기가 없어서 록히드 마틴 사는 모두 195기만 생산하고 중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