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안(兩岸·중국 본토와 대만)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중국 군용기가 민항기 아래 숨어 대만해협 인근을 비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달 24일 중국군의 Y-9 정찰기가 홍콩발(發) 상하이행 캐세이퍼시픽 여객기(CX366) 아래에 숨어 약 10분간 대만해협 중간선에 바짝 붙어 비행했다고 징신원·싼리뉴스 등 대만 매체들이 보도했다. 대만해협 중간선은 중국과 대만의 실질적인 경계선이다.
이들 매체는 비행기 항로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어웨어’ 등의 화면을 근거로 정찰기가 대만해협 중간선에서 7.8㎞ 떨어진 M503 항로에서 여객기를 잠깐 뒤따르다가 그 아래로 수직 낙하해 그 밑에서 비행했다고 주장했다. 일종의 ‘빨판상어 비행’을 한 것이다. 빨판상어는 상어 등 큰 물고기의 주둥이 아래쪽에 붙어 다니는 기생 물고기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장옌팅 전 대만 공군 부사령관은 “중국이 민항기를 엄폐물로 삼아 군용기 3∼5대를 동원해 대만을 기습 공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중국 군용기들이 대만해협 인근에서 트로이 목마 형태의 기습 공격을 감행하면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이 매우 적다”고 했다. 고대 그리스 신화 속 트로이 전쟁에서 그리스군이 대형 목마(木馬)에 숨어 트로이성에 침투한 것 같은 기만 전술이라는 뜻이다. 군용기가 민항기 밑에 숨으면, 대만 레이더에는 한 개의 점만 찍혀 중국 입장에서는 군용기의 비행을 은폐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