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창 전 총리가 지난 3월 퇴임을 앞두고 국무원 임직원들 앞에서 퇴임사를 전하는 모습. “사람이 하는 일은 하늘이 보고 있다”고 말했다. /X(옛 트위터)

“사람이 하는 일은 하늘이 보고 있다(人在幹, 天在看)”

27일 사망한 리커창 전 중국 총리는 지난 3월 2일 퇴임 직전 열린 송별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하늘이 보고 있으니 의인은 정진하고, 악인은 악행을 멈추라’는 뜻의 말이다. 제갈량이 유비가 사망한 이후 6번째 북벌을 앞두고 했다는 말이고, 이어지는 문구는 ‘머리 위에 천지신명이 지켜보고 있다[擧頭三尺有神明]’이다. 중화권 언론에서는 리커창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겨냥해 내놓은 발언이라고도 분석했다. 그의 송별회는 그가 이끌었던 국무원(행정부 격)의 청사인 중난하이에서 800여명의 13기 국무원 임직원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3일 뒤인 3월 5일, 그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정부업무보고를 마지막으로 임기 10년의 총리직에서 물러났다.

리커창은 이날 송별사에서 “모든 국무원 판공청(瓣公廳) 임직원에게 국무원 지도자들이 진심으로 감사를 표한다”면서 “지금 북방은 여전히 겨울이지만, 오늘의 햇살은 밝고 봄빛에 목욕하는 듯 하다”고 인사를 건넸다. 이어 “‘사람이 하는 일은 하늘이 보고 있다’는 말이 있다”면서 하늘을 가리키며 “정말 하늘이 눈이 있는가 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정부는 곧 임기를 마치게 된다”면서 “5년 동안 국무원 동지들은 우리와 함께 평범하지 않고 험난한 시기를 보냈다”라고 했다. “이번 정부 시작부터 무역 보호주의가 부상했고, 무역 마찰과 무역전이 일어났다”면서 “2020년부터 연속 3년 동안 코로나 충격이 이어졌고, 이런 배경 속에서 우리는 효과적으로 각 분야의 도전을 헤쳐나가며 우리 국가의 경제 사회 발전은 또 한 계단 올라갔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과정 속의 고생은 여러분 모두 잘 알고 있다”고 했다.

리커창은 이 연설에서 ‘전통’을 여러 번 언급하며 이를 지켜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여러분(국무원 판공청)의 전통은 ‘천하를 품고, 인민을 품다’였다”면서 “여러분은 머리를 박고 일에 몰두했고, 물 속에서 배를 밀었다[下水推舟]”고 평가했다. 이어 “여러분이 인민의 힘과 인민의 목소리를 전해주고 있다고 진심으로 생각한다”면서 “여러분이 고향에 돌아갈 때마다 진실된 사회 상황과 민심을 파악하고, 우리에게 인민의 바람을 전해줬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