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베이징에서 한 여성이 리커창 전 중국 총리의 부고 기사를 읽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지난 27일 서거한 리커창 전 중국 국무원 총리의 모교 베이징대가 29일 추모문을 게재했다. 베이징대 신문인 ‘베이징대 교보’는 29일 소셜미디어 위챗 계정에 ‘리커창 동문을 깊이 그리워한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교보는 리커창의 부고를 전한 뒤 “소식이 들려오자 베이징대 교수와 학생들은 깊은 슬픔에 잠겼다”면서 “리커창은 걸출한 베이징대 동문”이라고 했다. 중국의 대학들이 학생들에게 ‘리커창 추모 자제령’을 내린 가운데 이례적으로 목소리를 낸 것이다. 리커창은 베이징대 법학과를 졸업했고, 같은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교보는 이어 “그는 베이징대 학부 시절에 분투하며 노력[奮發有爲]했고, 학생 핵심 간부[骨幹]로 성장했으며, 베이징대 간행물에 여러 차례 소개됐다”고 썼다. 교보는 또 1980년 사회과학토론회에서 우수 논문으로 선정돼 베이징대 간행물에 실린 리커창의 논문과 1982년 베이징대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수장으로 활동하던 그에 대한 기사를 함께 게시했다.

중국 각지에서는 조용한 추모 움직임이 계속됐다. 홍콩 명보에 따르면 광저우 기반 매체 남방도시보는 28일 1면에 ‘리커창 동지 서거’라는 제목과 함께 거대한 나무 사진을 실었다. 중국 소셜미디어에서는 이 나무 사진들이 천안문 시위가 일어난 1989년에 유행했던 후야오방 전 총서기의 추모가(歌) ‘아주 큰 나무 한 그루’를 연상시킨다는 주장이 나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안후이성의 리커창 생가와 그의 권력 기반이었던 공청단 사무실 등에 헌화 행렬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리커창의 장례식은 관례에 따라 다음 달 3일쯤 베이징 바바오산혁명묘지에서 치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29일 베이징대 교보에 실린 리커창 추모문. 리커창에 대한 평가 없이 그의 행적을 건조하게 서술했다./베이징대 교보